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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Sep 27. 2023

평화와 사랑

2023.5.25(목)

내일 산티아고대성당에 가기 편한 장소에 숙소를 얻었다. 여유있게 도착하고 버스로 묵시아까지 가서 대서양 바다에 발 담그고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돌아올 생각이다. 그리고 파리로 이동->파리 구경 조금-> 귀국.


종교적 신념보다는 아래 사진에 써진 연필글씨에 대한 신념을 품고 산 삶일 것이다.

Paz y Amor


사랑과 평화(평화와 사랑)…. 입에 <사랑과 평화>가 익어서 그렇게 불러본다.


작은아이와 일부러 떨어져 걷고(가족과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 큰아이와 여자선생님과 셋이서 걷는 요 몇 일 사이, 큰아이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았다.


큰아이는 오늘만 두 번 토라졌다. 처음에 <작은아이만 사랑하는군> 두번째는 <나에게 마음이 떠났군>하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시비를 걸고 뒤로 숨어서 걷거나, 빠르게 앞서서 혼자 걸어가거나 하다가, 1시간 정도 지나면 어느새 곁에 바짝 붙어서 걷는다.


이거 사귄지 한 두 달 정도된 연인들이 하는 <놀이> 아닌가…. 생소하다.


평화라는 저수지가 있다고 한다면, 오랜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고, 바닥마저 거북등처럼 갈라져 깊게 파인 형국이다.


절대 성장환경과 관련 없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 듬뿍 받았고, 나에게 온 이후에도 온갖 부모의 서포트가 충분한 환경이다. 나도 정성을 기울였고….  


오래 전, 그러니까 2006년일 게다. 6학년 담임으로 졸업식을 맞이하여 부모님들이 지켜보는 교실에서(당시 졸업식은 TV로 교장 말씀 듣고 교실에서 진행했다) 아이들과 꽃다지(유정고밴드)의 <이 길의 전부>를 소리 높여 불렀었다. 가사가 너무 좋아서….(어쭙잖은 기타 치면서)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의 전부


우리 시작도 좋은 이들과 함께 사는 세상 


그것을 꿈꾸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내 앞길이 험해도 


그대로 인해 내가 힘을 얻고 


슬픔도 그대와 겪으니 


나도 따라 깊어지는데


언제나 당신에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커지고 맑아져 


그대 좋은 벗 될 수 있도록


//


<당신에게 내가 더 좋은 사람되라>고 담임 회고사를 한 이후에 불렀다.


오늘도 아이를 위해 조용히 불러본다.


너에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겠노라…..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https://youtu.be/5EqeN51A5cY?si=KjvjDlckhBcV5Q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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