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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달나무 Aug 06. 2017

대화가 필요해

내용이 아닌 사운드의 방향성이 핵심 

  지난 화요일에 과천과학관에 견학 갔습니다. 벌써 여러 번 다녀온 곳입니다. 과학관은 각종 전시물들이 있는데, 설명이 초등 저학년에게는 친절하지 않습니다. 전시물이 정보를 주지만 우리 아이들은 정보를 잡을 수 없습니다.

  정보는 결국 정서를 지향합니다. 

  좀 생소한 표현일 수 있지만, 교육의 핵심적인 말입니다. 교육은 어른(교육하는 사람)이 미숙한 피교육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피교육자은 정보를 기억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까지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우리 교육이 망가졌습니다. 정보의 제공은 피교육자의 정서적 변화가 목적입니다. 정보의 부족은 정서의 메마름을 가져옵니다. 요즘 가장 핫한 뉴스인 박 대통령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어린(젊은) 박근혜에게 정보의 공급원이 최씨 일가로 한정됐기에 오늘날 정서적 편협함을 보이는 노인 박근혜가 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용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지학교에서 과학관이나 박물관 등의 전시장을 견학하는 것은 정보를 얻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정서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니까 과학관을 또래 친구가 “함께” 가서 질서를 지켜서 관람하는 “행위” 자체가 주는 정서적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함께”와 “행위”의 부족이 심각한 경우입니다. 함께 해 본 경험이 없고 어떤 프로그램을 수행한 적이 매우 부족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자주 하거나 방학 때 캠프에 보냈거나 했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어쨌든 좀 복잡하게 말씀드렸는데, 각종 전시장을 다니는 자체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국립생태원을 다녀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생태계 지식정보를 얻으러 간 것은 아니지요. 우리는 목적인 정서의 장으로 곧바로 넘어간 것입니다. 현재 우리 아이들에게 정보는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또래와 함께 자주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래 워딩은 같은 맥락으로 온라인카페에 쓴 글입니다. 

“설명은 한다고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해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말(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운드가 중요합니다. ‘저 사람(부모나 교사)이 나를 향해서 무언지 알 수 없지만 소리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대화는 풍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화를 하고 산다는 공감대가 중요한 거지 대화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201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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