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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a Sep 20. 2018

신혼 그 해의 일기

미리 알았다면 달라졌을까

활짝 결혼식장 문을 나서며-

서른하나 올 여름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


털거덕 퍽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휴대폰 뒷면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주워들었다

5년간 수없이 떨어뜨려도 멀쩡했던 폰이라

말짱하리라에 당당히 베팅하면서도 한편 설마설마하며 앞면을 뒤집었을 때,

쫙깨져 거미줄처럼 갈라진 조각들이

환자복 차림으로 하얗게 웃고있었다


뭐 어려울게 있다소냐

직장생활로 오육년 단련되었다 여긴 나는

결혼 비혼 사이에서

서른하나 결혼 카드를 쥐었다

그리고 이는 내 인생의 게임에 알 수 없는 룰과 카드를 들여놓았다


누군가 그랬다

형세가 옳고그름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시가권력의 형세는 아직 대한민국을 크게 받들고 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부갈등은 옳고그름을 떠나

권력구조의 형세를 따라가는 듯 했다


남에게 그르게 대하지 말자는 나의 신념따위는

나만의 옳고그름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던 대나무 숲이

서른평 남짓 우리 집에는 심을 수 없어 몇 마디 외쳐본다


“ 며느리의 엄마 아빠는 잘 챙기라는 말은 왜 아무도 하지 않는가..


“ 시가는 증조 할머니 할아버지 다 줄줄이 일러주며 인사하는데 며느리는 조상이 없이 키워준 사람없이 하늘에서 똑 떨어졌을까..


“ 나이가 더 많다고 무조건 어른 공경인건가

기본적 예의 범절은 상호작용을 배경으로 한게 아닐까..



*  좋은 에너지로 가득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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