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방식에는 진정성이 없다
1. 배달의민족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가끔 손글씨로 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하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손글씨가 아니라, 손글씨처럼 인쇄된 스티커다. 자세히 안 보면 정성인데, 자세히 보더라도 정성이다. 이런 스티거까지 구매해서라도 정성을 전달하려는 매장의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2. 요즘 이런 작은 진정성이 종종 보인다. 마켓컬리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카톡 메시지가 온다. [안녕하세요. 홍승우 고객님. 마켓컬리의 OOO입니다.] 라고 담당 직원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일반적인 카톡 메시지라면 [안녕하세요. 마켓컬리입니다]라고 했을 거다. 식품에 공장 생산자 이름을 표기하듯 신뢰를 준다는 효과도 있겠지만, 뭔가 회사의 이름이 아닌 담당자 이름을 밝힘으로써 진정성을 전달해주는 효과도 있다.
3. 진정성은 브랜드가 상품을 만드는 가치관이기도 하지만, 때론 이렇게 표현이나 메시지의 작은 부분을 바꾸기만해도 나타날 때가 있다. 대다수의 기업이나 브랜드가 소비자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정적이다보니,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친근해지는 효과를 얻는 셈이다.
4. 회사 앞 웨이팅이 제법 있는 마라탕집이 있다. 왜 인기가 많은가 봤더니, 가게 소개 문구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주방장님 자신이 마라탕을 좋아하고 매일 먹다보니 남들처럼 저희 가족에게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만들지 않고 제가 매일 먹는 음식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는 표현이 진정성있게 전달된 모양이다. 뻔한 클리셰를 버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단 얘기다.
언젠가부터 "감사합니다" 대신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같은 의미지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상대방에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효과가 있는 거 같다. 홈페이지, 회사소개서, 제안서... 세상 수많은 곳에 여전히 뻔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그 말은 조금 더 친근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도 그만큼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