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n Apr 20. 2020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아주 특별한 챌린지

장르 인사이드 #POP

소셜미디어 기반의 챌린지는 이제 더는 특이한 현상이 아닙니다. 과거 Rae Sremmurd로부터 시작한 마네킹 챌린지나 Drake의 키키 챌린지,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엄청난 반응을 이끈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까지, 이제는 언급할 수 있는 수많은 사례들이 있고 사람들도 이 흐름에 익숙해졌습니다.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인기가 이 흐름을 가속화시킨 것 역시 중요한 환경적 변화이고요.


Rae Sremmurd – Black Beatles (Feat. Gucci Mane)

Drake - In My Feelings

지코 - 아무노래


이런 팝계 유명사례들로 한정시켜 본다면, 유행하는 챌린지의 대부분은 댄스 챌린지로 성격을 특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챌린지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병뚜껑을 발로 차서 병을 여는 기행(...)에 가까운 도전과제는 물론,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유튜버들 사이에서 레몬 챌린지가 퍼져나가기도 했지요.

그리고 여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기한 전지구적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꽤 흥미로운 챌린지가 최근 등장했습니다. 이름하여 올인 챌린지(All In Challenge)라고 불리는 기부행사가 그것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스포츠용품 판매업체인 FANATICS의 설립자 Michael Rubin이 시작한 기부 목적의 챌린지입니다.

이 챌린지에는 중요한 점과 놀라운 점, 두 가지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챌린지의 모든 수익 100%가 단 1달러의 낭비 없이 빈민지원 및 사회구조 활동을 하는 자선단체에 전달될 것으로 예고됐다는 점이며, 놀라운 점은 기부 사이트를 만든 즉시 한화로 약 22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기금이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하루도 아니고, 잠깐의 시간 동안 말이죠. 기부금액은 챌린지 이틀 만에 한화기준 약 100억 원 가량이 모인 상황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기부이지만 어느 정도 복권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 이 기부문화를 확산시킨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올인 챌린지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참여자가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경품획득의 기회를 갖는 복권형(SWEEPSTAKES), 최고 금액 입찰을 통해 경매품을 갖는 경매형(AUCTIONS)이 있다.

2. 복권형 참여자는 최소 10달러의 기부금을 내면 경품을 획득할 기회를 갖게 된다.

3. 복권형 참여자는 기부금의 액수가 많을수록 경품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최소 10달러, 최대 100달러)

4. 경품을 제공하는 챌린저(셀럽)는 경품, 또는 경매품을 걸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챌린지에 참여하겠다는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챌린지를 시작한다.5. 경품은 물질적인 것도, 정신적인 것도 모두 가능하다. (Ex: 당첨자와 잊지 못할 시간 만들기)

챌린지의 시작점인 Michael Rubin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이 챌린지를 시작하며 "모든 운동선수들, 모든 아티스트들, 모든 셀럽들, 모든 구단주들, 모든 스포츠 리그들, 당신들 모두가 참여하길 바란다"며 유명인사 모두를 소환하는 엄청난 패기를 보여주었는데요. 구체적으로도 자신과 가까운 스타들을 언급하며 이 챌린지를 시작했는데, 그 중 래퍼 Meek Mill의 이름을 언급하며 다음 챌린지 대상자로 명확하게 지목한 것이죠.

Meek Mill은 이 부름에 화답했습니다. 항상 무언가에 화가 나 있는 듯 보이는 그이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에너지를 사회적인 곳에 쓰기로 결심한 듯 보입니다. 그는 한화 약 6억이 넘는 슈퍼카이자 자신의 애장품인 "롤스로이스 팬텀 2018년 모델"을 경매 품목으로 내놓으며 이 챌린지를 단숨에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기부행사로 만들어버렸죠.


Meek Mill - Believe (feat. Justin Timberlake)

Meek Mill - Letter To Nipsey (feat. Roddy Ricch)


다른 스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리드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Toosie Slide'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Drake의 경품내역 역시 화제입니다. 그는 당첨자에게 자신의 전용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의 OVO 사운드 동료들과 함께하는 프라이빗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경품을 내걸었습니다. 여기에 LA에서의 호텔 서비스, 자신의 투어 티켓까지 포함되어 있지요. 그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가슴이 끓을 만한 구성입니다.


Drake - Toosie Slide

Drake - Dreams Money Can Buy


다른 아티스트들의 경품 내역도 살펴볼까요? Madonna는 자신이 공연 때 입었던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재킷을 경품으로 걸었습니다. (게다가, 무려 경매품이 아닌 복권형 경품입니다!) 1997년 사망한 다이애나비의 디자이너로도 알려진 엘리자베스 임마누엘이 제작한 이 재킷은 한화 약 3천만원 가량의 현금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


공연에서 아크로바틱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로 유명한 P!nk는 당첨된 팬에게 고공 스턴트 레슨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걸었으며, 틱톡에서 인기몰이 중인 'Savage'로 연일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Megan Thee Stallion은 당첨자에게 자신의 다음 뮤직비디오 출연을 약속했습니다.


Madonna - Material Girl

P!nk - Can We Pretend (feat. Cash Cash)

Megan Thee Stallion – Savage


Justin Bieber는 직접 당첨자의 집으로 찾아가 'One Less Lonely Girl'을 불러주겠다는 약속을 걸었고, Quavo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당첨자와 비트를 만들고, 트랙의 모든 프로듀서 크레딧을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경우 노래가 발매되면, 해당 트랙으로 발생한 수익은 당첨자의 몫이 되는 것이죠.


Justin Bieber – One Less Lonely Girl

Quavo - PASS OUT (feat. 21 Savage)


어떤가요? 꼭 금전적인 이득뿐만이 아니더라도, 아티스트의 팬이라면 경험적인 측면에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경품들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는 점이 특징적인데요. 아티스트들 역시 팬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모션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윈윈의 기획으로 보입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아티스트와 선수들, 배우들이 내건 약속들은 allinchallenge.com 에서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합니다.

과거 에티오피아 대기근을 돕기 위해 "USA For Africa"라는 프로젝트 밴드가 꾸려지고, 'We Are The World'라는 명곡이 만들어지며 기부행사가 팝계의 커다란 한 획으로 남았던 전례가 있는데요. 이들이 "음악을 통한 기부"라는 개념을 만든 것처럼, 아마 앞으로의 기부 문화는 이번 "올인 챌린지"를 통해 보다 즐겁고 유쾌한 방향으로 새로운 양상을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처럼 직접적인 음악을 매개로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은 다르지만, 아티스트들이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려는 마음만큼은 같지 않을까요? 


음악가라고 꼭 음악으로 돕지 않아도, 소비자라고 꼭 소비로 돕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습니다. 챌린지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올인 챌린지, 부디 모범사례로 남아 오랜 시간 선순환을 이어간다면 좋겠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을 떠난 로큰롤의 전설 Little Richar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