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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y 04. 2020

2002년의 노래가 1위로? 영국차트 또 하나의 사건

장르 인사이드 #POP

지난 번 100세 참전용사인 Tom Moore가 부른 'You'll Never Walk Alone'이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는 2002년에 나온 노래가 영국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곡의 이름은 'Times Like These', 록계의 터줏대감 Dave Grohl이 프런트맨으로 있는 밴드인 Foo Fighters가 원곡자인 곡입니다. 다른 게 있다면, 아티스트가 Foo Fighters가 아닌 "Live Lounge Allstars"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이겠지요. 이번에는 무슨 일일까요?


Live Lounge Allstars - Times Like These (BBC Radio 1 Stay Home Live Lounge)

Foo Fighters - Times Like These


사건의 주동자(?)는 이번에도 BBC였습니다. 이제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동양권과는 다르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들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미디어 역시 사람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으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죠.

영국 방송사 BBC 역시 이런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중입니다. BBC Radio 1에서 운영하는 코너 중 "Live Lounge"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아담한 사이즈의 공연 공간에 아티스트들이 출연해서 자신의 곡은 물론,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아예 다른 커버 버전으로 연주해 들려주기 때문에 원곡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로 유명한 채널인데요.


사람들이 집에 있을 것을 당부하는 "Stay at Hom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BBC 라디오에서 기획한 것은 바로 이 "Live Lounge"의 규모를 역대급으로 키워 메시지를 전파하고, 그를 통해 들어온 수익금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워진 사회를 위한 기금마련으로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BBC측에서 곧 엄청난 아티스트들을 섭외했고, 각 아티스트들은 사회적 거리감을 강조하기 위해 각자의 집에서 자신의 파트를 영상과 함께 녹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Live Lounge Allstars"라는 이름으로 나온 'Times Like These'가 그 결과물입니다. 영상을 보지 안고 곡만 들어도 익숙한 목소리들이 많을 텐데요. 라인업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BBC에서 정말 엄청난 섭외력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총 24명인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할 이름들 위주로 언급해 볼까요?

원곡자인 Foo Fighter의 Dave Grohl과 Taylor Hawkins는 물론, Anne-Marie와 Coldplay의 Chris Martin, Dua Lipa, Ellie Goulding, Jess Glynne, 5 Seconds of Summer의 Luke Hemmings, Paloma Faith, Rita Ora, Sigrid, YUNGBLUD, Zara Larsson 등등 헉헉 팝계 슈퍼스타만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말 엄청난 아티스트들이 모였습니다. 아티스트 이름에 "Allstars"가 붙은 이유, 리스트만 봐도 납득이 가네요.

곡의 메시지는 직관적입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이웃사랑을 실천하자"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다가오죠. "요즘 같은 때 넌 다시 사는 법을 배우지 / 이런 때에 넌 주고 또 주지 / 이런 때에 넌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 이런 때에 또 다시 (It's times like these you learn to live again / It's times like these you give and give again / It's times like these you learn to love again / It's times like these time and time again)"

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과거 Foo Fighter의 두 핵인 Dave Grohl과 Taylor Hawkins가 싸우며 와해 직전까지 갔다가, 연주를 통해 화해를 이루며 만든 곡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Grohl 역시 이 곡의 가사를 매우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2002년에 두 영혼의 파트너가 남긴 화해의 메시지가 2020년에 인류애의 메시지로 다시 한 번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할까요? 다시 한 번 애청되는 이 곡을 보며, Grohl 역시 감개무량함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로 들어도 좋은 곡이지만, 이 곡만큼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서 보면서 듣는 쪽을 추천합니다. 아티스트들이 보내는 긍정의 바이브를 귀로도, 눈으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strike>YUNGBLUD 화장실 바이브 무엇</strike> 어떤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는지 직접 확인하며 보는 맛도 있고요.

지난 주에 이어 또 한 번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던 한 주였습니다. 위기가 올 때마다 멋진 힘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 그들 같은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여전히 "희망"이라는 단어에 기대어 살 수 있습니다. 전해질지는 모르지만 지면을 빌어 멋지다는 말,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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