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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un 08. 2020

음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장르 인사이드 #POP

2020년 5월 25일, 미국의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체포하며 수분간 무릎으로 목을 눌러 질식사시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피해자 남성은 "숨을 못 쉬겠다", "살려달라"고 몇 번이나 애원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한 채 고압적인 태도로 그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주변 시민들의 만류와 질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시신이 들것에 실려가는 순간까지 말이죠. 


충격적인 현장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었고,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 차별 논란이 또 다시 수면 위로 터져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현재, 미국은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계속되며 또 다른 사회적 변혁의 기로를 맞고 있습니다. 물론 격해진 시위로 인해 무고한 시민이 총을 맞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그렇게, 코로나바이러스도 극복하지 못한 2020년의 미국 사회에 또 한 번의 충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힙합계 리빙 레전드라 할 수 있는 Dr. Dre는 해당 사건을 일으킨 경찰에 대해 "체포로는 충분치 않으며 살인죄로 기소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했습니다. 이런 일방적인 사건에서 경찰의 면책특권은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이죠. 그는 그룹 활동을 하던 N.W.A. 시절 이미 'Fuck Tha Police'라는 곡으로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미국의 공권력을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Childish Gambino의 'This Is America'와 Kendrick Lamar의 'Alright' 역시 최근의 시류를 타고 급상승하는 곡들입니다. 두 곡 모두 흑인으로서의 미국에서의 삶을 노래하지만, 접근법은 조금 다릅니다. 전자가 시회현상을 냉정하게 나열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면, 후자는 그 안에서 희망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쓰고 보니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Kendrick Lamar의 시각이 궁금해집니다.


Childish Gambino - This Is America

Kendrick Lamar - Alright


래퍼 J. Cole은 아예 시위에 직접 가담한 아티스트입니다. 깊이 있고 의식 있는 가사를 쓰는 J. Cole이지만, 이번 일이 터지고 소셜미디어 등지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일부 극단적인 팬들이 "이럴 때 J. Cole은 뭐하고 있는 거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알고 보니 시위에 직접 참여한 것이 알려지며 "역시"라는 반응을 얻어내고 있습니다.

Tyler, The Creator 역시 시위에 직접 참여한 아티스트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의 골프웨어 브랜드인 GOLF WANG 매장이 시위대의 습격으로 파손 피해를 입는 등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지지하는 모습을 끝까지 관철했다는 겁니다. 그는 "가게는 괜찮아. 비록 괜찮지 않더라도, 우리가 진짜 고쳐야 할 것을 직시하는 게 유리창 고치고 페인트 새로 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거야." 라는 메시지로 팬들에게 또 한 번 감동을 전했습니다.

이번 시위가 흑인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역시 중요한 지점입니다. 백인 래퍼 Machine Gun Kelly는 시위에 직접 참여해 "침묵은 배신행위다(SILENCE IS BETRAYAL)"라는 피켓을 들었습니다. 래퍼인 이상, 그가 흑인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았을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과거 로큰롤의 기원이었던 블루스부터 지금의 주류라 할 수 있는 힙합까지, 대중음악의 상당부분은 흑인 문화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rk 없습니다.

Blink182의 드러머 Travis Barker 역시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선글라스와 함께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라는 피켓을 들고 말이죠. 펑크 밴드의 드러머이지만, 그는 솔로 활동에서는 Lil Wayne과 Busta Rhymes 등 다수의 힙합 아티스트들과 함께 록 사운드 베이스의 힙합을 시도하는 등 색다른 활동을 보여주는 뮤지션입니다.

Justin Bieber와 Ariana Grande, Billie Eilish, Harry Styles 등 평소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젊은 아티스트들 역시 이번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Ariana Grande는 아예 시위에 직접 참여한 사진이 찍히기도 했죠. 


또한 Harry Styles의 트윗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그는 자신이 백인으로서 특권을 누렸다고 고해하며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반인종차별주의자(anti racist)가 되어야 해요." 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약 60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다음과 같은 연설을 남겼습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 받는, 그런 나라에 사는 날이 오리라는 꿈 말입니다." 다시 말한 번 강조하지만, 무려 60년이 지났습니다. 2012년의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통해 봐도, 그리고 이번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통해 봐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꾸던 꿈은 아직도 소원해 보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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