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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18. 2020

영원히 소년일 안녕바다의 새해인사, '새해복많이바다'

국내 뮤직 트렌드

2020년 2월의 첫 날, 멜론기자단은 옷깃을 여민 채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안녕바다의 2020년 첫 단독공연, "새해복많이바다"를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새해복많이바다"는 안녕바다의 새로운 공연 프로젝트인 "바다" 시리즈의 시작입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안녕바다의 2020년 첫 항해에 멜론기자단이 함께했습니다.


글 | 멜론기자단 11기 박나연, 허유진




Intro


안녕바다는 새해를 맞아 관객 모두에게 에코백, 티셔츠 등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뜻밖의 이벤트 덕분에 팬들은 보다 따뜻해진 마음으로 공연장에 들어섰는데요. 멜론기자단도 안녕바다를 상징하는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받아 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안녕바다의 사계절을 만나기 위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차가 콘셉트인 곡이기 때문에 공연의 시작과도 꼭 맞는 선곡이었습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세 남자의 기차에 기꺼이 몸과 마음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으로 들뜬 마음은 'Morning Bell', 'Love call', '청혼'으로 이어졌습니다. '청혼'의 노랫말처럼, "밀려오는 파도처럼 설레는 마음"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정도였죠. 유독 오랜만에 들은 'Morning Bell'은 깜짝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곡들은 사랑의 설렘뿐만 아니라 한 해를 시작하는 부푼 마음도 담은 듯 들립니다.



깜짝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어 등장한 특별 게스트 "우산슬"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커버곡 '사랑의 재개발'을 부르며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예고하지 않았던 게스트 등장 소식에 의아해하던 팬들도 정체를 알아차리고는 흥겹게 박자를 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름


뜨겁고 신나는 곡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들의 여름에는 비가 먼저 내렸습니다. 관객들은 긴긴 장마철을 연상시키는 '오늘도 비가 올까요'와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를 추적추적 맞으며 지난 여름날을 떠올렸습니다. 올해 다가올 여름은 내리는 비를 보며 안녕바다 생각에 흠뻑 젖을 것 같습니다.



이후 짧은 멘트와 함께 안녕바다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첫 음원발매곡 '여름안에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나무의 목소리는 그때를 흉내내지 않아도 여전히 청량했습니다. 푸른 해안을 거니는 듯한 착각이 들 때쯤 이어진 '전화할게'와 '어젯밤'은 고가 도로를 질주하며 록페스티벌로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했습니다.



가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반 년만큼 자라버린 소년이 남았습니다. '어젯밤'에서 "날 사랑해주오"라고 애원하던 소년은 이제 차분히 앉아 누군가를 추억합니다. 안녕바다는 [City Complex]의 수록곡 '창 밖은 평화로운 식탁'으로 가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어서 '우는 아이', '빗소리마저 아픈 날', '야광별', '왈칵'이 이어졌습니다. 너무 뜨거운 여름을 보냈던 탓일까요? 안녕바다의 가을은 비를 바라보며 눈물짓는 소년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첫 세 곡이 끝나고, "첫사랑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노래"라며 선보인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원곡보다 조금은 느려진 템포와 안녕바다 특유의 음색은 관객을 첫사랑의 추억 속으로 데려갔습니다.



한편, 노래는 잔잔해졌지만 안녕바다의 입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첫 곡이 끝난 후, 기타를 맡은 우선제는 "2020년 즈음에는 강남에서 부유하게 살고 있을 줄 알았어요. 물론 허황된 꿈이었죠. 그래서 저는 밤마다 웁니다"라는 자조 섞인 멘트와 함께 다음 곡 '우는 아이'를 소개했습니다. 노래를 시작하려던 보컬 나무는 "그 멘트에 내가 노래를 할 순 없어"라며 다급히 우선제를 저지하여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습니다.


새해 목표를 묻자 형인 베이시스트 우명제는 "자아성찰"이라고 조용히 답한 반면, 동생 우선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핵인싸"를 외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두가 웃던 와중에 나무는 "시즌 별로 한 곡씩은 발표하고 싶다"는 반가운 목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 분 모두 새해 목표 꼭 이루시길 바라요!



겨울


일년의 마지막 계절이 왔습니다. 안녕바다는 겨울을 맞이하는 노래로 따뜻한 사운드의 '첫 눈'과 'Snow Waltz'를 골랐습니다. 두 곡 말미의 "눈이 내려와"라는 가사를 반복해 들으며, 관객은 올해에는 유난히 오지 않은 눈을 마음 속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 혹하곤 했던 우스운 지구종말론의 기억을 함께 되짚으며, 안녕바다는 다음 곡 '지구별에서의 뜨거운 마지막 밤'과 '담담'을 차례로 들려주었습니다. '담담'을 부르던 중 나무는 관객석 방향으로 마이크를 넘기며 관객과 함께했고, 관객은 무대에 표시된 가사를 따라 부르며 같은 공간에 있던 모두에게 위로를 건넸습니다.


대한민국을 별빛으로 가득 채웠던 '별빛이 내린다'를 마지막 곡으로, 안녕바다는 관객에게 인사를 건네고 공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앵콜로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우명제는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전, 공연이 끝나고 이어질 앵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의아해했던 관객은 곧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공연 초반 "우산슬"로 분했던 우선제가 이번에는 태양의 '나만 바라봐'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죠! 태양 저리가라 할 정도의 춤 실력과 무대매너로 관객을 열광케 했습니다.



곧이어 'Fight Club'과 'Beautiful Dance'가 앵콜곡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에 화답했습니다. 에너제틱한 마지막 무대를 함께하며 관객과 안녕바다는 남은 흥을 모두 시원하게 떨쳐버렸습니다.



Outro

안녕바다만의 색깔로 칠한 사계는 다채로웠습니다. 나무가 실화를 바탕으로 계절에 대한 생각을 적은 짧은 글들은 각 챕터가 시작하기 전에 소개되어 공연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이기도 했습니다. 잔잔하면서 때로는 거칠고, 청량하지만 가끔은 짜디짠 이들의 음악은 밴드이름보다도 더 바다를 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바다" 시리즈로 나아갈 안녕바다의 다음 항로는 어느 곳으로 향할지 궁금해집니다.



Setlist

안녕바다 [밤새, 안녕히]

안녕바다 [PINK REVOLUTION]

안녕바다 [701 A-side]

안녕바다 [City Complex]

유산슬 [뽕포유]

안녕바다 [오늘도 비가 올까요]

안녕바다 [난그대와바다를가르네]

Various Artists [Ghost On Summer 2007 - Hit Remake Parade!]

안녕바다 [701 B-side]

델리스파이스 [Espresso]

안녕바다 [Boy`s Universe]

태양 [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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