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인사이드 #인디
"외로웠던 시기에 음악으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음악이 치료제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해요. 무미건조한 삶이나 풍경을 의미 있게 바꿔주는 건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글ㅣ피쉬슈즈
권순관)
Keith Jarrett / I Loves You Porgy
제가 20살 때, 그때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 있던 시절이었어요.
그때 이 연주가 담긴 앨범을 하루 종일 틀어 놓고 방에서 안 나왔어요. 이 첫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 정말 이 음악에 참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나면 좀 괜찮더라고요.
노리플라이 (no reply) / 주변인
저 스스로를 주변인으로 느꼈기 때문에 쓴 노래예요.
모두가 즐겁게 보이고 다들 웃고 있는데 난 왜 혼자일까…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는 걸 아는데 그게 잘 안될 때 이 노래를 들어봐 주세요.
권순관 / Stay
어둠에 혼자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난 당신 곁에 있다.
그런 의미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어둠 속에 머무는 것 조차 의미가 있고 당신은 어둠 속에서 여전히 빛난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Stevie Wonder / Ribbon In The Sky
이름처럼 그는 놀라워요. 이 노래는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발라드 중에 하나일 거예요.
하늘을 실제로 보지 않고 하늘을 그렸던 노래이기에 더 놀라운 세계를 그려냈고 눈에 보이는 사실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Joni Mitchell / Both Sides Now
이 곡과 동명의 앨범을 전체로 들으시는 걸 추천 드려요.
인생을 깨달은 어떤 한 뮤지션의 이야기랄까. 조용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삶의 색채가 더해지는 것 같았어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이토록 다양하고 다채롭구나. 한 톤 같으면서도 그 안에 깊이를 조절한 수많은 톤이 느껴져서 좋아요.
권순관) 아무래도 음악으로 스케치할 때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스스로 해야 하는 거니까. 특히 뭔가가 막히면 혼자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끔은 무대에서 많은 관객 속에 있는데 두려움이 엄습할 때. 사실은 혼자가 아닌데 그런 착각을 할 때도 있어요.
권순관) 그냥 전 너무 단순해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그럴 상황이 아닐 땐 드라이브를 가거나 버스를 타요. 예전엔 많이 그랬어요. 연고 없는 곳을 가서 두리번거리다 오기. 그럼 그 사이에 음악도 듣고 카페에 앉아서 책도 읽으면서 마음이 좀 나아져요. 누군가한테 연락할 용기도 생기고요.
권순관) 일단은 커피를 한 잔 마십니다. 보통 공연이나 녹음 등이 있으면 커피를 못 마셔서 꼭 커피를 마시고 그 뒤에는 주로 걸어 다녀요. 작업실 앞 한강이나 평소에 밀려 있던 책을 읽기도 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들이에요.
권순관) 가까운 곳이라도 가족들이랑 여행을 가고 싶어요. 요즘 이사와 앨범 준비 때문에 가족들과 여행을 못 갔는데 여유가 생기면 꼭 가보고 싶어요.
권순관) 한 달이면… 어딘가에 가서 살아보고 싶네요. 국내도 좋고 가까운 해외도 좋은데 해외에 저희 가족을 반갑게 맞아주는 한인교회가 있어요. 그곳에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권순관) 요즘은 음향에 관심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을지 연구 중이에요. 엔지니어의 영역이라 너무 광범위하고 어렵긴 한데 음악을 사운드로도 즐기는 편이라 그 사운드 자체에 너무 매료되어 있어요.
권순관) 만화가가 꿈이었어요. 덕분에 제 교과서는 온통 그림 낙서와 위인들의 얼굴에는 덧칠한 수염으로 다른 분이 되어있습니다.
권순관) [Connected]라는 앨범을 만들었어요. '너에게'라는 타이틀 곡이 노래가 어려워서 한 3, 4번 정도 다시 녹음을 했었어요. 이미 모든 마스터링을 마치고 나서 베트남으로 잠시 여행을 갔는데 자기 음악을 계속 듣다 보면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뭐가 뭔지 모르잖아요. 한 며칠 쉬다 들어보니까 발성도 좋고 다 좋은데 뭔가 아쉽더라고요. 부랴부랴 제 폰에 있는 처음에 부른 버전들을 들어봤는데 노래는 덜 다듬어져 있지만 감정이 잘 살아있었어요. 결국 믹싱과 마스터링을 처음 버전으로 다시 하게 됐어요.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한 발 떨어져 봐야 조금 더 정확히 보이는 것 같아요.
권순관) 제가 이번에 담으려 했던 건 음악적 역량이나 기교나 스케일보다는 메시지에 중심을 맞추는 것이었어요. 예전보다 조금 더 뚜렷하게 제 생각을 담는 걸 배웠어요.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는 오히려 장치나 특별한 기교가 방해가 될 수 있어서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고 아마 들으시면 담백하다고 느끼실 거예요. 그냥 제 가사라던가 분위기를 들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그냥 편하게 들어주시면 됩니다.
권순관) 조금씩 나아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지금도 그 과정이고 나이가 들수록 색깔이 분명한 뮤지션이 있잖아요. 더 깊어지고 풍부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스티비원더나 펫메스니, 히사이시 조 처럼요. 너무 큰 바람이지만 마음은 그렇다고요. 하하
권순관)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한 사람. 그렇다고 대단한 기록이나 성과보다는 따뜻한 음악을 만들었던 사람으로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그 음악에 위로받고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저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 혼자라고 생각될 때, 함께하고 싶은 노래
Kings Of Convenience / Cayman Islands
Joni Mitchell / Both Sides Now
Pat Metheny / Love May Take Awhile
Silje Nergaard / Dreamers At Heart
Stephen Bishop / Never Letting Go
Stevie Wonder / Ribbon In The Sky
Sufjan Stevens / Death With Dignity
Jacob Collier / Time To Rest Your Weary Head
Chet Baker /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Keith Jarrett / I Loves You Por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