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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r 16. 2020

급상승 아티스트, Doja Cat

장르 인사이드 #POP

빌보드 차트를 보다가 주간 "Biggest sales gain & Biggest airplay gain"이라는 텍스트에서 눈길이 멈췄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Doja Cat이 'Say So'를 통해 빌보드 다운로드 차트와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신곡을 제외하고) 한 주간 가장 높은 상승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싱글차트에서도 전주 33위에서 16위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네요.


Doja Cat - Say So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처음 접하는 이름일 수 있지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유저라면 Doja Cat의 음악이 그리 낯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국내에서도 개그맨 김재우가 그의 틱톡 계정에 Say So Challenge를 업로드한 바 있지요. 오늘은 Doja Cat이라는 아티스트를 조금 집중적으로 파보려고 합니다.

2018년, 영상의 공유를 통해 곡이 알려지던 트렌드를 재빨리 읽은 Doja Cat은 애초에 뮤직비디오의 인터넷 바이럴(밈)을 목표로 2018년 'MOOO!'를 만들었고, 이것이 터지면서 그의 음악도 더 널리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국내 심의에서 대충 15금 정도 수위의 영상일 거라 직접 링크가 불가하지만, 'MOOO!'의 뮤직비디오는 "기괴발랄"의 끝입니다. 성적인 암시와 개그가 함께 있는데, 그게 다 몹쓸 발퀄(...)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요. 


Doja Cat 역시 애초 뮤비를 만들며 사람들이 "와 이게 도대체 뭐야? 얘들아 이것 좀 봐"하며 공유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게 2018년입니다. "키키 챌린지"로 널리 알려진 Drake의 'In My Feelings' 역시 2018년의 움직임이었죠. 시장을 읽고 바로 대응한 곡이라고 할까요?

반응한 것은 일반인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Chance the Rapper, Katy Perry, Chris Brown, J. Cole, Khalid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노래의 MV를 공유하거나, 관련 밈을 재생산하며 바이럴에 힘을 더해주었으니까요.

여기까지 들으면 Doja Cat이 실력은 검증되지 않았는데 밈을 통해 기회를 잡은, 그저 그런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원을 올리면서 10대의 나이에 이미 RCA레코드와 계약을 한, 그야말로 "될성부른 떡잎"이었습니다. 작사, 작곡, 비주얼, 노래, 랩 다 되는 만능형 래퍼이자 싱송라이면서도, 트렌드에도 밝고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것 역시 남다른 강점입니다.

"장르에 대한 이해도"라는 말을 했는데, 이는 작품마다 변화무쌍하고 분명한 장르를 보이는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실제로 2014년 앨범인 [Purrr!]를 들으면 지금 Doja Cat의 음악과는 꽤나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끈적하고 농밀합니다만, 지금처럼 도발적인 이미지의 Doja Cat답지 않게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죠. 이 때는 사이키델릭한 R&B사운드를 특징적으로 내세웠었습니다.


Doja Cat - So High

Doja Cat - No Police

Doja Cat - Control

한편 최근 계속 회자되는 'Say So'는 디스코 장르의 매력을 덧입힌 곡으로, 뮤비 역시 레트로한 색감이 눈에 띄는데요. 거의 장르음악 수준으로 음악적인 특징과 뮤직비디오를 일치시킨 모습입니다.


이 곡은 2019년 발표곡임에도 온라인 바이럴을 타고 뒤늦게 싱글차트를 역주행해 오르고 있습니다. 챌린지를 통한 바이럴도 있지만, Dua Lipa와 Lady GaGa가 각자 'Don't Start Now'와 'Stupid Love'로 디스코 장르에 불을 당겨놓은 상태라 동반 상승하는 이유도 있는 듯 보이네요. 상승세로 보아 차주에는 더 높은 순위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앨범의 수록곡을 살펴보면, 영상통화를 매개로 욕망을(...) 드러내는 'Cyber Sex', 마찬가지로 성적인 은유가 가득한 'Juicy'나 'Talk Dirty' 등, 노래에 자극적인 면면도 상당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좋은(?) 스탠스 또한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밀당을 하면서도 꽤나 유혹적인 'Say So'가 Doja Cat에게는 굉장히 건전한 러브송이었네요(...)


Doja Cat - Cyber Sex

Doja Cat - Juicy

Doja Cat - Talk Dirty

한편 유튜브 등에서 그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I mean..... Just... You know that~"으로 일관하는 여타의 래퍼들과는 다르게 조리 있는 말솜씨와 똑부러진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요. 꽤나 자유분방한 가사들 탓에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철없는 뮤지션처럼 생각한 분이 있다면, 인터뷰를 찾아 보면 또 한 번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Doja Cat은 2014년 데뷔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밈"이라는 기회도 기회였지만, 실력과 센스 또한 대단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 같습니다. 2020년은 Doja Cat의 해가 될 겁니다. 두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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