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직 트렌드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의 인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전까지는 애니플러스를 통해 방송되고 있었지만, 5월부터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며 인기가 급상승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내는 반응이 늦게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본토의 호응은 물론, 전세계 애니메이션 관련 플랫폼에서도 '최애의 아이'는 메인 화제작이기 때문입니다. 소위 '덕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팬들이 하나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은 꽤나 드문 일입니다.
이를 보조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OST의 차트 기록입니다. YOASOBI가 만들고 부른 작품의 OST, 'アイドル'는 빌보드 재팬 Hot 100 차트에서는 4주 연속 1위를,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9위까지 오르며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한 인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차트를 총망라한 글로벌 차트입니다.)
중요한 점이 있으니, (만화 원작을 본 사람들이야 문제되지 않겠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을 보기 전에 OST를 먼저 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곡 자체가 극의 스포일러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인지 오프닝 트랙이면서도 1화 오프닝에는 쓰이지 않고 엔딩곡으로 쓰였습니다. 이후의 회차에서야 오프닝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곡/ 앨범 댓글창을 여는 것도 애니 관람 전에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1화 이후 들어온 팬들이 감정을 주체 못하고 써버린 댓글들이 스포일러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요. 예민한 분들이라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곡의 작업은 YOASOBI가 담당했습니다. YOASOBI는 일본에서 소비되는 소설과 영화 등을 음악화 하는 것을 장기로 하는 그룹입니다. 곡 작업을 YOASOBI가 맡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곡의 시너지가 굉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게다가 YOASOBI는 2020년 '夜に駆ける'를 통해 이미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 9위까지 올랐던 기록이 있습니다. 글로벌 팬들에게 익숙한 팀이 음악을 맡았다는 점 역시 곡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극중 주요 대사를 가사로 이질감 없이 이식한 점도 그렇지만, 3분 33초의 플레이타임 안에 팬과 아이돌, 주변 멤버들과 스토커의 시선을 번갈아 가며 넣었다는 점 역시 놀라운 지점입니다. 때문에 가사의 주체가 계속 변화하는데요. 그에 맞춘 멜로디 변화 역시 주목해 듣다 보면 곡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アイドル'는 멜론에서도 15000회 이상의 하트 수를 받고, 일간 차트에서도 200위 안쪽까지 진입하며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J-Pop 트랙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최근의 흐름에 발맞추어, 이 곡 역시 조만간 100위권 안쪽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준급 작화와 충격적인 전개, 그리고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울리는 몰입의 요소 덕분에 '최애의 아이'는 특정 취향의 소집단 픽에서 보다 많은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속칭 '오타쿠픽'에서 '인싸픽'으로 그 위상이 이동하고 있는데요. 조만간 보다 많은 사람들의 소셜미디어 피드에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인정하면 편하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