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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un 12. 2023

요즘 가장 바쁜 래퍼, Ice Spice

해외 뮤직 트렌드

Special | Ice Spice가 누구라고?


Taylor Swift의 [Midnights] 디럭스 에디션 추가 트랙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Ice Spice의 피처링이 더해진 'Karma'였습니다. 곡은 Hot100 차트 2위까지 수직 상승했고, 이제 Ice Spice에게는 보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Ice Spice는 힙합 장르 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일 테지만, 일반적인 리스너들에게는 낯선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빌보드 차트를 팔로업하는 분들에게는 낯이 익을 텐데요. 올해 그가 참여한 트랙들이 모두 줄줄이 '대박'이 났기 때문입니다. 


PinkPantheress와 함께한 'Boy's a liar Pt. 2', 그리고 Nicki Minaj와 함께한 'Princess Diana'는 각각 빌보드 Hot100차트 3위와 4위까지 오른 바 있습니다. 이 흐름이 Taylor Swift와의 협업까지 이어지고, 2위라는 상업적 성과까지 만들어낸 것이죠. 지금, Ice Spice는 팝계에서 피처링 영입 1순위의 래퍼입니다. 


Taylor Swift 'Karma (Feat. Ice Spice)'

PinkPantheress, Ice Spice 'Boy's a Liar Pt. 2'

Ice Spice, Nicki Minaj 'Princess Diana'


그는 2022년 'Munch (Feelin’ U)'를 발표하고, Drake의 샤라웃을 받으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래퍼입니다. 주특기 장르는 '드릴'입니다. 잠깐, 드릴이라고요? 


갱단과는 거리가 먼 국내 힙합 신에서야 음악적인 요소로 허용하는 드릴입니다만, 본토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운드와 가사 모두 폭력적인 드릴은 원래 갱단과 거리의 삶 자체를 녹여낸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여성 래퍼가 드릴 음악을 한다는 것은 이색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거센 반대의 목소리를 부르는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Ice Spice가 음악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장르 음악'의 테두리 안에 있던 드릴이라는 거친 장르가 팝(Pop)화하는 순간을 보여준다는 지점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스펀지밥 노래를 연상시키는 기타리프에 드릴 스타일의 랩을 한다든지, 티피컬한 드릴 스타일의 랩에 폭력적인 가사를 넣기보다는 (*못지 않게 강력하긴 하지만)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넣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다시 말하면, 이전까지 거친 남자들의 성역이었던 드릴이 이제는 본토에서도 골목 밖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흐름의 한 가운데에 Ice Spice라는 여성 래퍼가 있는 것이고요. 


Ice Spice 'Bikini Bottom'


이를 이룬 것이 '센 언니'의 이미지를 통해서가 아니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사항입니다. 그의 이미지는 강하기만 한 게 아니라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꺼벙해 보이는 표정, 랩스타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뽀글동글한 헤어스타일, 말할 때 수줍으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우리의 눈에도 친근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 보이고, 과감한 트월킹을 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사람이 또 한 겹 달라 보이죠. 한마디로, Ice Spice는 다층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지극히 남성적인 영역에서 여성으로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서사 때문일까요? PinkPantheress, Nicki Minaj, 그리고 Taylor Swift까지, 그와 협업하고 차트에서 성공을 거둔 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역시 주목해볼 만한 지점입니다. 


그를 찾는 것은 음악계뿐만이 아닙니다. Kim Kardashian의 SKIMS, Beyonce의 Ivy Park 등 여성 아이콘들이 수장으로 있는 브랜드에서 그를 모델로 발탁한 것 또한 Ice Spice가 현재 여성 문화의 상징적 기수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Spice는 지금, 미국 여성들에게 아이돌과 같은 위치로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Ice Spice가 틱톡에서 먹힐 법한 캐치한 멜로디, 그리고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플레이타임을 안배하며 지금 시대를 영리하게 헤쳐나가는 뮤지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틱톡에서의 반짝 인기를 넘어 꾸준히 자기만의 길을 닦고, 만들어가는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팬층이 옅지만, 곧 더 큰 사랑을 받을 것을 예측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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