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n Jul 03. 2023

6월 마지막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7월의 꽃말은 장마라고 한다지만, 그 첫 날부터 비 소식이 예고되며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여유가 된다면 이웃의 안전을 함께 고민해봐도 좋겠습니다. 그럼, 한 주의 끝, 6월 마지막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Jamie Miller 'Maybe Next Time (feat. Young K)'

LA 기반으로 활동 중인 웨일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Jamie Miller가 국내 가수와 특별한 협업을 선보였습니다. 밴드 DAY6의 Young K와 함께한 신곡 'Maybe Next Time (feat. Young K)' 얘기인데요.

이번 곡은 지난 5월 공개된 Jamie Miller의 원곡에 Young K가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새롭게 재해석된 버전입니다. '닿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노래하는 Jamie Miller의 독특하고 애절한 목소리. 이어 중반부터 더없이 시원하고도 섬세한 Young K의 목소리가 관통하며 원곡에 새로운 온도와 색을 부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Young K가 보컬로만 이번 곡에 참여한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자신의 파트는 직접 작사, 작곡한 것으로, 때문에 원곡을 이미 알고 있다 해도, 변화된 해석이 청취 포인트입니다. 상실, 그리고 그 이후의 삶까지 돌아보게 하는 'Maybe Next Time (feat. Young K)'은 아래 링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Jamie Miller / Maybe Next Time (feat. Young K)


Sundial [the american dream]

Sundial은 Jisu, Dorothy로 이뤄진 미국의 인디 듀오로, 2016년 'Your Scarf'를 발표한 이래 EDM 팝 사운드를 개성 있게 풀어내며 팬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대표곡을 꼽자면,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톡톡 튀는 전자음에 담아낸 'your text'를 들 수도 있겠지만, 2021년의 '24'도 언급하지 않기 힘듭니다. '스물 네 살에 부모님의 용돈을 받고' 사는 젊음의 구차함을 생생한 가사와 독특한 사운드로 푼 곡으로, 바이럴을 타고 젊은 세대를 위로하면서 듀오의 이름을 폭넓게 알렸지요.

Sundial [the american dream] 커버 이미지

그런 듀오의 최근 공개된 새 EP는 앨범 커버부터 비범합니다. 전형적인 미국의 카페테리아를 연상케 하는 배경에, 아시아계로 보이는 학생 두 명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지요.


이 EP의 타이틀은 'the american dream'. 아시아계이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생활한 두 멤버들의 정체성이 음악에 녹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게 어렵진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EP와 동명인 첫 트랙부터 가사 한 줄 한 줄이 인상적입니다.


'I used to always pinch my nose
Twenty times before I sleep
'Cause Mom said it would make me look
Just like all the girls on the screen

(항상 내 코를 꼬집곤 했지.

잠들기 전에 스무 번씩.

엄마는 말했지.

그렇게 하면 TV 속 소녀들처럼

될 수 있다고.)


'Don't ask me where I'm from
I don't know what to say
'Cause the place where
I grew up thinks I have changed'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묻지마.

뭐라고 답할지 모르겠으니까.

왜냐면 내가 떠나온 곳에서는

내가 변했다고 생각하거든.)


타국에서의 경험이 없더라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의 감각, 혹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정체성을 이유로 소외감을 느껴본 적 있는 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트랙이 아닐까 하는데요. 대표곡인 '24'에서 그런 것처럼,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 역시 듣기 좋은 음악으로 녹여내는 Sundial의 마법은 이번에도 계속됩니다.


Sundial / the american dream


Olivia Dean [Messy]

유니크하고 소울풀한 음색으로 데뷔 초부터 라이징 스타로 점쳐지던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Olivia Dean. 그의 데뷔 스튜디오 앨범이 공개됐습니다. 


2018년 'Reason to Stay'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 Amazon Music의 '2021 breakthrough artist of the year'에 뽑히고,최근에는 가뿐히 글래스톤베리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만큼 Olivia Dean은 이미 음악 팬들이 사랑하는 뮤지션이지요.

많은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점인 데뷔 스튜디오 앨범, 하지만 Olivia Dean은 그 타이틀을 과감하게 [Messy]라고 붙였습니다. 말하자면, 이름 자체가 '엉망진창', 그러니까 혼란스러운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인데요.


Olivia Dean의 찬사 받은 직전 EP의 제목이 매우 긍정적인 [Growth](2021)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찬란한 'Growth'에서 'Messy'로의 전환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자 동시에 자연스러운 전환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전작 이후 데뷔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Olivia Dean은 내적인 부담감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지요. 그리고, 그 해결 방법도요.


'제 최근작이 '성장'이라고 불렸으니,
사람들이 제가 무엇으로
어떻게 성장했을지를
궁금해 할 것 같았어요.'

'난 지금 어디에 있지? 난 누구지?
그러다 갑자기 깨달은 거죠.
아, 모르겠다. 그래서 [Messy]라는
타이틀이 좀 멋진 것 같아요.
왜냐면, 만약 사람들이 이걸 듣고
일관성 없다고 말한다면,
글쎄요, 뭐 어쩌라고요?

왜냐면 (앨범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에요.
글쎄, 일관성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본래 인생은 단지 엉망진창이고,
사람들도 엉망이며, 그건 그것대로 다 좋죠.
그게 바로 삶을 멋지게(cool) 만드는 거니까요.'

-Olivia Dean(Dork 매거진과 인터뷰 중에서)

그래서 앨범 전반에는, 관념 속의 '완벽함'에서 한발 물러난 해방감과 용기, 자유로움이 음악 안팎으로 느껴집니다. 불완전해도 괜찮다고 노래하는 'Messy', 미지의 사랑으로 기꺼이 뛰어드는 마음을 각각 소울풀한 해석과 록/보사노바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Dive'와 'Danger'. 어린 시절부터 음악만을 생각해온 Dean이 음악이 아닌 다른 길을 자유롭게 몽상하는 'I Could Be A Florist' 등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방점은 아마 마지막 트랙이 아닐까 하는데요. 'Carmen'이라는 이 곡은, 두려움을 이기고, 역사의 격변 속에서 이민을 시도하며 새로움에 뛰어든 자신의 할머니. 그리고 그 세대를 위한 헌사입니다. 불완전한 인생과 일상, 그렇기에 더 반짝이는 것을 포착한 Olivia Dean의 세계는 아래 링크를 따라 만날 수 있습니다.


Olivia Dean / Carmen


BETWEEN FRIENDS 'Smiley'

피를 나눈 남매이자 절친한 친구,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함께 음악을 만든 동료. Brandon과 Savannah Hudson의 음악 프로젝트, BETWEEN FRIENDS도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음악을 만들곤 했다는 형제는 2018년 EP [we just need some time together]를 필두로, BETWEEN FRIENDS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초기 음악은 'laptop-dream pop'이라고 수사됐을 만큼, 주로 몽환적인 음악들을 발표해왔지만, 특히 올해 4월에는 더욱 선명한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Avril Lavigne을 연상하게 하는 싱글 'Bruise'가 그 예로, 그 향수는 이후 'What's Up'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예고한 것인데요. 이번 신곡 'Smiley' 역시 올해 발표한 앞선 트랙의 계보를 잇는, 톡톡 튀면서도 감성적인 트랙입니다.


상대에게 말을 건네는 듯 속삭이는 목소리로 시작해 사랑의 시작을 묘사하고, 떼창을 부르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갑작스러운 마무리까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이의 요동치는 감정처럼 귀여운 인디팝이라고 할까요? 아래 곡이 마음에 들었다면 'What's Up'과 'Bruise'까지, 최근 BETWEEN FRIENDS의 행보 역시 좋아하게 될 겁니다.


BETWEEN FRIENDS / Smiley


이렇게 'Smiley'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의 히든트랙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Olivia Dean 인스타그램, Jamie Miller, BETWEEN FRIENDS 페이스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