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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ul 17. 2023

7월 셋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월, 화, 수, 목, 금. 연일 내리는 비에 많이들 지쳤을 한 주였습니다. 새로운 음악들과 함께 마음이라도 환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럼, 한 주의 끝, 7월 셋째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glaive [i care so much that i dont care at all]

올해로 열여덟 살인 glaive는 익히 아시다시피, 2020년대 이후 하이퍼팝의 주요한 이름들 중 하나입니다. 컬트적인 인기를 모으던 그는 이후 Billie Eilish 등 수많은 팝스타가 있는 Interscope 레코즈와 계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라이징 팝스타로 불리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주목받고 있는 그가 데뷔 스튜디오 앨범 [i care so much that i dont care at all]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앨범은 한껏 왜곡된 초기의 음악들과는 다르게 얼터너티브 팝 등 더 거대한 자장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3번 트랙 '17250'에서는 팝펑크의 흔적도 느껴지고요.

앨범에는 '눈에 보이는' 흥미로운 점도 있습니다. glaive의 이번 데뷔 앨범 역시 앨범과 13개의 트랙 제목 모두 '소문자'로 표기돼 있다는 건데요. (*주요 스트리밍 사이트 기준)


비약하자면, 이는 앨범의 태도를 은유하는 듯도 합니다. 추상적인 관념을 상징하는 거대한 '대문자'가 아닌, 매우 개인적이고 너절한 일상의, 그러니까 '소문자' 감각에 집중하고 있으니까요. 이를테면, 선공개곡 'as if'에서는 화자를 'Fag**t'이라고 부르는 호모포비아적 친구들과 거리를 둘 수 없는 나약함, 그리고 주위 친구들이 마약으로 하나 둘 떠나는 시국을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앨범의 문을 닫는 '2005 barbie doll'도 돋보입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곡을 올리던 평범한 10대에서 이제는 명성을 얻게 된 그의 불안한 내면이 한껏 묻어나니까요.


'If the money wasn't coming /
Then all the people here would leave'
'I'm a commodity, an oddity /
My high school friends won't talk to me'

('돈이 안 들어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겠지.'

'난 상품이고, 이상한 놈.

내 고등학교 친구들은 나랑 말도 안 해').


라는 가사처럼요. 툭툭 내뱉는 솔직한 말들은 마음을 울리지만, 타이틀 트랙 등에서는 찰나의 희망도 감지됩니다. 마치 삶과 성장이 그렇게 복잡한 것처럼요.


음악적인 생김새를 떠나, 10대에서 성년으로 걸어가는 그 불안과 정념의 모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i care so much that i dont care at all]은 아래 링크를 따라 만날 수 있습니다.


glaive / 2005 barbie doll


Idman [Risk]

과거 사회 활동가로 일한 돋보이는 이력을 가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Idman이 데뷔 EP를 발표했습니다. [Risk]라는 타이틀로, 7개의 곡에는 90년대-2000년대 R&B의 향취와 함께 짙은 비탄의 정서가 흐릅니다.


Idman에 따르면 이 7곡은 '사랑'을 주제로 유기적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Idman은 소말리아계 캐나다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강력하게 결속된 소말리아 커뮤니티 내 파티와 축제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접해왔다고 하는데요.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뒤 아마존의 'Breakthrough Artists in 2023'에 이름을 올리고, Sampa the Great 등 실력있는 뮤지션의 투어에 나서며 R&B 신의 떠오르는 목소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Idman / Good Life


Blusher [Should We Go Dance?]

멜버른의 팝 트리오 Blusher도 데뷔 EP를 발표했습니다. Blusher는 2022년, 그러니까 갓 데뷔한 신예 트리오이지만, 신스팝과 하이퍼팝의 스펙트럼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며 조금씩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스웨덴의 싱어송라이터 Tove Lo의 투어 지원 소식을 밝히는 등 더욱 기세를 올려가고 있습니다.

총 다섯 곡이 모인 데뷔 EP 타이틀은 [Should We Go Dance?]입니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대해 설명하며 '친구들과 보내는 최고의 밤'이라는 분위기를 언급했는데요.


음악을 들으면 그 느낌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좋아하는 남자의 문자 메시지를 해독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1번 트랙 'Softly Spoken', 이별의 아픔 속에 있는 친구를 초콜렛과 파티를 통해 위로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Backbone' 등이 그 예이지요.


무엇보다 이러한 이야기를 반짝이는 신시사이저와 다양한 드럼 머신 소리로 세련되게 풀어내는 점이 매력적인데요. 부피가 작은 데뷔 EP에서도 선명하게 남은 Blusher라는 색.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하지 않기 힘듭니다.


Blusher / Softly Spoken


Nell Mescal 'Punchline'

Nell Mescal은 자국인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2003년생 신예 싱어송라이터인데요. 공식적으로 발표한 싱글은 네 곡이지만, 소울풀한 보컬과 감성적인 가사로 앞으로를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신곡 'Punchline'은 친구와의 이별을 담은 곡으로, 연인이 아니기에 더욱 복잡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호소력 있는 보컬과 시각적인 가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Nell Mescal을 설명할 때 빼놓기 힘든 설명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노멀피플'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배우 Paul Mescal('애프터썬')의 동생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영향력으로 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만, Nell Mescal의 음악을 들으면 그게 다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Nell Mescal / Punchline


이렇게 'Punchline'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저는 새로운 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Idman, Blusher, Nell Mescal 페이스북, glaive 인스타그램 및 공식 보도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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