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myth)랑 케이팝이 만나면?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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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 신화를 만난 K-Pop
K-Pop 노래들 중, 알고 보면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곡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신화적 모티브를
차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요.
신화와 만난 K-Pop,
어떤 곡들이 있을까요?
권은비 'The Flash'
가장 최근의 사례는
'The Flash'로 핫하게 돌아온
썸머퀸, 권은비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명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는
천둥의 신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로 등장하는데요.
신화에서의 스토리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승의 신 하데스가 지상을 구경하다가
페르세포네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납치합니다.
페르세포네는 끌려간 곳(명계)에서
하데스의 권유로 저승의 음식인 석류를 먹고,
그 대가로 1년 중 절반은 지상에서,
절반은 명계에서 보내게 되지요.
'The Flash' 발매 전 공개한 포토에서,
권은비는 매우 대조적인 이미지 두 장을
보여준 바 있는데요.
이것은 지상세계의 페르세포네와
명계에 갇힌 페르세포네를 의미합니다.
(메이크업도 청초한 느낌과
퇴폐적인 느낌으로 상반되죠?)
다만, 'The Flash'는 위 신화를
살짝 비틀어 재해석을 덧대었는데요.
하데스가 거짓말로 페르세포네를 유혹했지만
페르세포네는 오히려 하데스에게 끌린다는(!)
설정을 부여하며 '금기의 유혹'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LE SSERAFIM (르세라핌)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금기를 어긴 여성'이라는 콘셉트는
LE SSERAFIM (르세라핌)에 의해
먼저 구체화된 바 있습니다.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는
각각 성경과 신화, 소설 속의 인물로
모두 금기를 어긴 여성들인데요.
이브는 먹지 말아야 했던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프시케는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를 열어
영원한 잠에 빠져버렸으며,
푸름 수염의 아내는 열어서는 안 될 문을 열어
끔직한 비밀을 마주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위 세 여성의 이름을 모두 쓴
이 긴 이름의 곡은,
금기를 깨는 것을 '자유'와 연결하며
도발적이고 진취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LE SSERAFIM (르세라핌)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NewJeans 'Cool With You'
NewJeans의 'Cool With You'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시
많은 추측을 낳았습니다.
이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에서
초월적 존재인 에로스(정호연)는
신화 속 프시케의 재해석인
인간 남자(마이클 베라)와 사랑에 빠져
신의 지위를 버리고 인간이 되지만,
아프로디테(양조위)가 등장하여
그의 사랑을 방해하는데요.
신화적 배경을 현대로 바꾸고,
주인공 모두를 성별 전환을 하며
새로운 해석을 덧대었습니다.
확실한 정체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던
양조위의 역할이
신우석 감독의 해석을 통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였음이
확실해지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는 아래 신우석 감독의 인터뷰를
읽어본다면 이해에 더욱 도움이 될 겁니다.
신우석 감독이 전하는 뉴진스 MV 비하인드 2편 [Cool With You + Get Up]
IVE (아이브) 'LOVE DIVE'
신화 모티브 하면 빠질 수 없는 곡,
IVE (아이브)의 'LOVE DIVE'입니다.
스스로와 사랑에 빠지는
저주를 받은 나르키소스가,
물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먹지도 자지도 않으며
죽어갔다는 것이 신화의 내용인데요.
판본에 따라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어갔다는 것 대신
물속으로 익사했다는 스토리도 있으며,
IVE (아이브)의 'LOVE DIVE'는
'숨 참고 LOVE DIVE'라는 가사가 있기 때문에
이쪽의 판본을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Dionysus'
신화의 인물을 아예
제목으로 박아 넣은 팀도 있으니,
바로 방탄소년단입니다.
이 곡은 제목과 가사는 물론,
콘셉트 포토와 무대연출까지
모두 신화적인 모티브를 차용했는데요.
포도주의 신이자
광기와 축제, 풍요의 신인
디오니소스에 대한 모티브를
작정하고 때려박은(?)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오니소스가 극 중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신이기도 하다 보니,
'우린 두 번 태어나지'라는 가사까지
그와의 연관성을 부여했다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태연 'INVU'
'I envy you'를 'INVU'로 표현한
태연의 곡에도 신화와의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던
'INVU'의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달의 여신이자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로 분했는데요.
여기서 태연은 아르테미스의 상징인
달, 오리온, 활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키며
2022년 새로운 분위기의
'아르탱미스'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원어스 (ONEUS) '발키리 (Valkyrie)'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닌
북유럽 신화를 차용한
K-Pop도 있습니다.
(토르와 오딘, 로키 등
마블 세계관을 통해
으레 먼저 접하곤 하는
그 북유럽 신화가 맞습니다.)
'발키리 (Valkyrie)'는 북유럽신화에서
싸움 중 사망한 전사들의 영혼을
인도하는 여전사 집단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인도한 영혼들은
신들의 세계인 아스가르드 속
전사들의 천당, 발할라로 가게 되지요.
다만 원어스의 노래 속 발키리는
그런 전투적인 내용을 반영하기보다는,
오히려 '나만의 천사'이자 내 삶을 밝혀줄
사랑의 대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발키리'라는 명사를
'밝히리'로 표현하며
곡이 노래하는 사랑의 대상과
어둠을 밝히는 빛의 이미지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는 점도
곡이 가진 매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