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의 대립구도에서 자본가에 대한 변론
유튜브에서 어느 인문학 강사라는 사람이 현재의 경제 위기가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한 결과라는 식의 얘기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가와 노동자를 대립적인 구도로 보고 '자본 VS 노동'의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 한다. 문제다. 이 도식이 생산의 과실 분배 시점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의 전 과정을 살펴보면 오히려 자본가와 노동자는 상호 의존적이다. 자본가의 투자 없이는 노동자도 생산을 할 수 없다. 노동자의 생산 없이 자본가는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의 생산활동은 일회성 게임이 아니라 반복게임이기 때문에 과실 분배 상황에서의 대립도 일시적이다. 결국 기업은 대립의 장이 아니라 협력의 네트워크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과 노동 대립구도는 왜 노동환경이 많이 개선된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을까? 첫째는 자본가의 투자 리스크가 적절히 고려되지 못해서다. 투자는 기대수익과 함께 리스크의 크기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데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본가가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채업자가 연리 20%의 고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그만큼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사람들은 20%의 이율만 보고 사채업자를 비난하지만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이는 공정하다. 오히려 사채업자가 있어야 저신용자에게도 금융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니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둘째는 리스크를 고려한 계산으로도 자본가가 많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스크 회피 성향으로 작은 리스크를 과대평가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선뜻 사업에 도전하지 않는 이유다. 결국 리스크를 감당하는 사람은 많은 기회를 갖게 되고 리스크 프리미엄 이상의 이윤을 얻게 된다. 자본가라 하여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천원으로도 주식투자가 가능한 세상이다. 결국 리스크를 감내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자본가다. 리스크는 생각보다 작고 그 열매는 생각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