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도 없을 좋은 엄마의 ...... 못난 딸 이야기
늦은 오후
귀국하는 비행기좌석에
앉았다
왼쪽주머니에
무언가가 접히는 느낌이들었다
왼손으로 슬쩍 꺼내어보니
돌돌말린 돈
중국돈 이었다
아차 !!!
출장전날이였다
짐도 싸고 집도 정리해야해
하며 저녁만 먹고 일어서려는
나에게
더 놀다가지 ...
추석인데 ...
하는 엄마의 말을
싹둑자르고
갈래 ... 피곤해
또 무심하게 던져버렸다
이미
돌같이 차갑고 단단한 내말투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엄마의 가슴이다
잠깐만
하며
방에들어가서 먼가를 꺼내오셨다
누렇게 변색된 돈 뭉치
펴보니 중국돈이였다
십년도 더전에 처음으로 중국여행을 가셨을때
쓰고 남은 돈인데 ...
이제 기억이 나셨단다
얼마인지도 ...자기는 모르신단다
아빠 그늘에서 세상물정 하나 모르게 사신양반이
우리엄마니까 ... 이해도 되었다
머해 이걸로 ..
머쩍어 펴보니 제법 큰돈이다
잘쓸게 ..
하고 다시입고있던 청바지주머니에
찔러넣어버렸다
걸어 십분거리이다
엄마집과 내집은 ...
하지만
내가 정한
마음의 거리는 한
이틀정도 빡세게 걸어야
겨우 도착할수 있는 거리?
아버지 사업실패후에
오빠는 H미대에 무사히 입학하였지만
나는 미대입시준비를 포기해야했었다
아버지 어명이였으니까
엄마는 아버지 앞에선 늘 아무말못하시다가
오늘처럼 미술학원비를 저렇게
남들 몰래 ...손에 쥐어주셨었다
돈나올 구멍이 없는데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때였나?
찢어진 청바지가 계속
눈엣 가시였는지
우리딸이 이런거 입고다니는거 싫다며
엄마가 잔소리하는걸
지나가던 아버지가
들으시고 너무 간단히
그 찢어진 청바지를 나 몰래
버린 일이 있었다
몇일을 괜히 엄마에게 쌩하게 굴며
못되게 굴었는데
며칠후
깨끗하고 단정한옷 다시 사입으라고
어디서 또 구해오신 돈인지
하얀 봉투에 십만원을 넣어 쪽지와 함께
책상에 올려두셨던적이 있다
모든 경제활동과 경제권은
아버지 몫이였기때문에
늘 주눅들어계신 엄마가
몰래
그럴때마다
더 힘빠지고
마주하기 싫었던것 같다
그렇게 받은 중국돈인데 ...
출장동안
갖추어 입을 자리들이
연속이였던 탓에
겨우
그것도 공항에 도착해서
편한옷으로 갈아입은게
그날 그 문제의 청바지였던거다
마음만 무겁다
한참을 ...내려다 보았다
나는 왜 이모양일까 ?
내딸한테는 좋은엄마되려고
매일 이렇게 애쓰는데
엄마한텐 왜
좋은엄마가 되려는 기회를 안주는 걸까 ?
그게 왜 안될까?
내딸의 작은 흔적은
죄다 기억하려고 애쓰는데
엄마의 행동 ...
그작은 하나를 기억못하고
무시해버리는 걸까?
왜 이리 무심할까?
또
이게 뭐라고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려오는 걸까 ?
바쁜일정으로
제대로된 선물살 시간이 없어
아이들에게
귀여운 초코렛을 대신 주려고 산것인데
귀국후
다음날
엄마에게 툭 .. 건넸다
엄마가 준걸로 산거야
거짓말을 하면서
그돈 .. 쓴거야?
고맙네 ..
너무 귀엽고 아까워서 어떻게 먹을까?
학교끝나고 아가들 할미집에 들리라 해
아가들 줘야겠네 ...
이게 뭐 .. 별거야
혼자 먹어 아빠도 주지말고
아빤 살빼야지
그냥 말하기 힘들때 마다
입안에 넣고 녹여먹여
수술후에 말하기가 더 힘드시다는
엄마한테
또 차갑게 군다
엄마 그냥 한마디만 해주면 안될까?
나쁜년!!!
넌 나쁜년 !!! 이라고
그러면
내가 다 풀릴것 같아
엄마 안고
펑펑 울수 있을것 같아
세상에도 없을 좋은 엄마
당신에게
함부러 대한 나를
용서할수 있을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