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베이더가 꼭 전하고싶었던 말
관계맺기와
관계끊기에 관하여
이른 아침
창가에 낯선 사내가
외로이
우리집 의자에 앉아 있다
아들녀석의 짓인가 ?
부시시 ...일어나 나오는 그 녀석에게
"혹시 다스베이더야 ? .."
물으니 ...
" 네 ...근데 ... 다스베이더 아니예요
ㅋㅋㅋㅋㅋㅋ 다스페이퍼ㅋㅋㅋㅋㅋ 예요 "
출근길에 녀석의
다스페이퍼가 생각나 또 한참을 웃었다
그러다
다스베이더의 존재가 늘 안타까웠던 나는
아들 녀석이
다스베이더의 사연을
알고는 잊을까?
그래 ....알고야 있겠지만
이해는 하고 있는걸까?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졌었다
구름 가득 저 뒤로 ..
더 나은 미래가 없을지라도
두손맞잡고 함께 가는 지금이 ..뿌듯하다면
절대 그손을 놓치않고 갈 자신이 있는
사람
모두들 ...한걸음 뒤로 빼며
자기와 달라도 너무 다른 존재라 불편히
생각하는 상대일지라도
반짝거리는 그하나를 발견하게 되면
주저하지 않고 항상 그의 편에 앉아주는
사람
그리하여 그의 주변엔
시끌벅적 요란한 이력을 갖고있거나
말로 다할수없을 사연을 가진
친구들이 몇몇 있는
사람
긴 이야기를 깊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고
또한
미어지는 슬픔엔 함께 아파하기도 하며
깔깔깔 ... 배를 잡고 함께 뒹굴다가도
가슴 한가득 와락... 안고서
축하해주기도 하는
사람
좀 .. 그렇게
한번 맺은 관계에 있어선
늘 과잉상태의 감정이 지속되어
심지어 너무 괴롭기도 한 그런....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다스베이더
바로 어린 아나킨 이며
또한 내 자신이기도 하다
허나
나..
요즘의 나는
한달사이 두번의 해외출장과
일년중 최고로 많은 모델수의 품평회
점점 나빠지는 엄마의 상태 ...그리고 재입원
아이들의 학교행사 ...재능기부
거의 멈춰있는 유화작업의 스트레스
그 모든 어마어마한 전쟁을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다
총알처럼 세차게 박히는 스트레스가
이루말할수 없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덜너덜해져
정말이지 소생할 가망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건 아닐까
겁이 났더랬다
한날은
사랑스런 두아이에게
세상 언제나 내편인 남편에게
퍼부어대다가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
점점 내가 이상하리만치 ...
점점 ...아나킨처럼
어둠의 상태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것 같았다
하여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만 싶었다
나는 돌이킬수없는 다스베이더가 되고싶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서 심호흡을 해본다
그래
원래 나는
남을 위로 할줄 아는 사람이야
따뜻하게 안아줄줄 아는 사람이라구
또한
얼마남지 않은 핸드폰 밧데리도
그렇게도 챙겨주면서
몇시간을 줄을서서
스크래치난 액정도 바꾸어 주면서
엄청난 컴맹주제에
과부화된 용량도 개운하게
컴퓨터로 덜어내주면서
정작 바닥까지 내려앉은 내자신은
헤아리지도 ...일으켜세우지 못했구나
싶었다
오후 나절 ...
사진하나가 도착했다
다스페이퍼와 요다 선생이
나란히 있다
둘이 마치 웃고있는것...같아서
관계가 회복된것 같아서
이게 참 뭐라고 다행이다 싶어
안심이 되다니 ..
나도 참 ...답없는 사람이다
역시 남편도 아들녀석의 작품이
꽤나 기특하였던지 ..
찍어서 보관해둔 사진인가 보다
끝이 안보일것 같던
10월을 떠나보내며
나도 그둘처럼
모든 관계와 상태를 다시 정리해보려 한다
관계맺기와 관계끊기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더라도
거울앞에 서서
내 모습부터 만나봐야지
그래 ....그게 제일먼저 할일이지
상처난곳은 없는지
부러진곳은 없는지
곪아터진곳은 없는지 ...
그래야 모든게 다시 순조로울것 같았다
다스베이더가 되어버렸어도
결국은 마지막에 하게될말
I'm your father..
이젠 늦어버려
더이상 후회해도 소용없는 그 상태가
나 또한
되기전에 ...
그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