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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kyou Oct 25. 2015

반전.....

간단한 아침상의 뒷이야기






일요일 아침상이
참으로 간단하다

간단한게 간단한건 아니였지

그뒤에 가려진 사연은
간단하지 않으니까



몇일전에
꿀 ..집에 있니?
삼촌이 여러개보내셨는데
가져가 먹어..미숫가루는 ..미숫가루는 있니?

엄마..다
모기보다 작은 소리로
띠엄띄엄 말한다
후후.. 힘든 숨이 전화기밖으로도
들릴정도이다

응 ... 알았어



그저께는 또
고구마 가져가 ..
애들이 농장에서 캐온걸 두고 갔네 ...
호두는 ?? 호두는 있어?


응 ... 알았어
회의중이야

어제 낮에는 ..
과일은 좀 있니?
배가 두상자들어왔는데
노인네둘이서 먹기도 많으네
좀 가져가라 ...


응... 알았어   

아...쫌..!!!!!
엄마네는 누가 멀 이렇게 자꾸 줘?
추석도 다지났는데 ...


어제 밤엔 또 뜬금없이
꽃게 손질할수있어 ? 그럼좀 가져가봐
많아서 이게 ... 낮에 오빠들은 다 가져갔다
니꺼 만 남아있네
퇴근길에 들르던지 ..


응 ... 알았어
나 오늘 회식있어 좀 늦는데
오빠도 당직이구..

그래
토욜날 갈께...어차피 ..
부탁한것도 가져다드릴 참이였어



우리집이라고 뜨는
전화벨소리는
늘 ... 심장이 철렁한다

그래도 엄마 목소리가 들리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혹여

집안일 도와주시는  분이나
좀처럼 전화하시지 않는 아빠이면

분명 일이 생긴 걸테니까 ..



하나 웃기고도 놀라운건

그래 내기준에서
웃긴건 사실이지


모녀의 대화가 조금씩 길어진다는 거다


오늘아침 아주 간단한
아침상의
뒷이야기 가 바로 이것이다

놀라운
반전은......
누가 주고간거 라는 이것저것들이
혹시 엄마가 나를 불러들이기 위해
사둔거라면 ??????








일종의

미끼라면????

엄청나게 소름돋을 일은 아니라


그냥 웃어본다
할매가 귀여워서 웃어본다


그래

까칠한 딸에

귀여운 할매

요정도만이라도


오래오래 같이살자


그러면 참 좋겠다 엄마 ....





고구마는 이웃언니가

알려준대로 튀기니 참 맛있다

생각보다 쉽기도 하고


어젯밤

남편이랑 둘이서 고구마 썰다가

말도안되는 신경전이 있긴 했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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