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빛나는 선물
청담동에서도
시끌벅적한 거리가 아닌
안쪽으로 조금 한적한
주택가안에 있는 나의 스튜디오
일하다가
잠시 볼일보러 화장실에
들렀는데 ..
멍하니
또 엄마생각...
그러다
창문넘어 보이는 그림
작고 파란 창문지붕과
다락방이 있을것만 같은
높고 큰 지붕도 한참내린
눈가루덕에
매일 보던 모습인데
달라보여
한참 들여다 보았다
창문까지 열어보니
제법 상쾌한 찬 공기가
훅하고 들어오는데 ...
나의
혼미한 정신을 바짝 제자리로
찾아가게 하는듯 했다
요몇일 눈이오니 기분이 꽤 ..좋다
아니 참 좋다
퇴근길에
아버님을 통해 전달받은 두째녀석과
교보문고에 들렀다
아가들
방학동안 필요한 문제집과
다음학년 전과를 보다가
(역시 전과는 동아전과지...
나의 국민학교시절부터 말이야)
차라리 이건 인터넷으로 주문하자싶어
그무거운걸 한짐
다시 내려놓고 아들은 아들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코너로 넘어갔다
문득...
빽가 백성현의 두번째 책이라 ....
샘플책을 들고 넘겨보았다
"나 .. 요즘 진짜피곤한가 보다 .."
내가 ..남편이...형제들이..친구들이...
매일
입에 달고 사는 말
그 한줄에
참 공감이 가네.
누구나 언제라도
아플수있는게
그게 ....인생이고
그일로 인해 가장 큰것을 잃었다 생각할때
반대로
가장 소중한것이 무엇인지
알게된다는 나름의 뻔하지만
닥치지 않으면 절대
깨닫지 못하는 이야기
그냥 ....아는 친구가 쓴 일기장 같이
문장이 쉬워서
이틀 동안 출퇴근시간안에
다 읽어버린것 같다
두번째 가져온 책은 ...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출간한지 몇해된책이지만
작년에
한번샀다가 즉흥적으로 생일을 맞은
남자사람친구한테 선물주고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표지가 참예쁘다
세로로 그려내려간 스트라이프무늬와
책갈피테잎색을 블루톤으로 맞춘것이
딱 내 취향이다
섬세한 사람일꺼야 짐작해본다
어디선가 듣기론 ...
역시 아픈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된 분 이라지..
요건 천천히 씹고 마셔야지
오랜만에 밑줄도 그어가며 ...
전화로 소중한사람들에게 읽어도 주면서 ..
어느날 문득 ..
내가 아프던
가족이 아프던
아픈거 그거하나는 미치게...
억울할 상황이지만
그로 인해 달라지는
삶과 시간으로 인해
발견하게 되는
가장소중한것에 관한 태도는
정말 말할수없이
감사하게 얻어낸 보석과도 같은 것이다
내맘속 시계는
12부터 돌아
다시 12에 오기전에
더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을걸 느끼라고
뾰족한 바늘끝에
마치 다이아몬드를 올리고서
고맙게도
더디게 천천히 돌아준다
하지만
저 멀리서도 보이는
가장 소중한 반짝거림이다
내일 ... 아픈엄마랑 하루 종일
함께할수있는
행운의 주인공은
흠!!흠!!
바로 나 .......다
못난이 막내딸
세상에서 제일 나쁜년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선물을 받은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