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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kyou Apr 19. 2016

오사카에서 만난

낯익은 얼굴




정말이지...
분명
처음본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봤더라 .
왠지 낯이 익다 .

그래 ...정말이지
만난적이 있는 사람 같았다 .


1박2일의 짧은 오사카출장동안
우리팀을  안내해준
일본회사의 한국어 통역직원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였다 .

계속되는 상담으로
자연스럽게 물어볼 타이밍을
잡지못했다.

하지만 순간순간 마주치는
그사람의 눈빛을 보고 느꼈다 .
'이사람도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


마지막날
저녁식사때  
내가 먼저
용기내어 물었다 .

"차장님 !!!
우리 어디서 만난적 있나요 ?
낯이 너무 익어서요 "

"아... 실장님도 그러셨어요?
저도 계속..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안도한듯 활짝웃으며
말했다.


..........
..........
................





식사를 마치고 도톤보리 를
한바퀴 돌았다.






아이들이 꼭 ...사오라하던
다꼬야끼집은
여전히
줄이 길고


시내라고 해도
도쿄보단
사람이 적어 한적한곳이
오사카인데 ...

이번엔 비까지 오는 터에
더없이 조용했다.

그래서..소박하고
정다웠다.





강변을 따라
쭉 걸으며 계속 ...
그사람과 나의 기억의
퍼즐을 맞추어 보았다.

함께있던 다른 일행들도
우리의 퍼즐맞추기에 관심을 보였고 ..

한번도 만난적 없는데
낯이 익다는 느낌....하나로

십년전..
일본에 오기전
한국에선 어디서 살았고
어느학교를 나왔고
첫 회사는 어디였고 ...

걸으며 이야기 하며 ...이야기 하다가 보니

드디어 하나둘씩 ..
조각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 에
같은 학번 이지만
나와
전공은 다른 경영학과 남학생

벗꽃이 활짝 피던  그시절의 캠퍼스가
얼마나 예뻤는지...

1994년 축제때 수상무대에서 열렸던
유영진의 콘서트가 얼마나 멋있었는지...

술이 떡이 되어 동기들과 기어다니던
학교뒤 골목이 얼마나 정겨웠었는지 ...


분명
그 큰 캠퍼스에서 마주칠리도 없었을텐데 ..

같은 시간과 같은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낯익은 얼굴이라는 느낌을  지울수없었단

말인가 ???



그사람은
조심스럽게
스무살 청년의 눈빛으로


자신의 가슴아픈 첫사랑이  

사실은
의상학과 여학생(우리과 후배 )이였노라고
고백했다 .




찬찬히 그의 이야길 풀어 놓기 시작했다 .











떠나는 날 아침은
날씨가 참 맑았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
안녕히 가세요."

라고

여전히 깍듯하게 인사하던
그사람에게

"네..감사합니다."

그리고..."반가웠어....
..........친구야.."

라고 나는

인사했다.


더이상
어제 만난 스무살 청년은 없고

우리와의 거래를 성사시켜야만 하는

그저 다시 ...차장님일 뿐이였으나


그 눈빛이

왠지 짠하여....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 였다 .







긴 사연이 ..이십년도 더 흘러
먼곳 타국까지 날아 와 쌓여 있구나


힘들었던
너의 첫사랑은
비밀로 해줄게

두아이 낳고 이쁜 마누라랑
행복하게 살고있음 되었지 멀 ..



기대했던

오사카의 벗꽃은 다 지고 없어
보지도 못했지만

그시절
캠퍼스에 피었던 추억의 벗꽃을

함께 본것 만으로도


충분히

이득있는

출장길 이였다 .







담에 만나면 꼭
편하게 말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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