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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kyou Sep 06. 2015

Inspiration..비온후 동네한바퀴

무늬 모으기 #1





언제부터 비가 세차게내렸는지...


실외 에어컨디셔너 머리위로

'딱따디 띡...띡...디....'

떨어지는 빗소리가

멜로디가 되어

굵고 깊은 빗줄기를

반주삼아

마치 몽롱한 음악을

나에게

들려주는것 같다


내몸은 그비에 젖은

솜뭉치마냥

무거워져 .. 잠깐

아이들 아침식사만

챙겨주고  다시 ....

침대에 누워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

......



비가 그친

토요일 오후 두시....

머라도 사먹으러 나가볼까 싶어

아이들을데리고 ..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길가로 길게 늘어선 플라타너스 나무들

015B... 1집앨범

'플라타너스 바라보다가 ~~'

분명히
머 이런가사였던거 같은데 ...
고등학교일학년즈음에 이길을 똑같이

걸으며 하얀 이어폰줄을 타고 들려왔던

노래였는데 ㅎ
입가에서는 계속 멤도는데
기억이 전혀 안나
함께 나간 아이들에게 혹시 아느냐고
물어볼뻔 한다


비가 와서 그런가
회색 도시의 먼지가 씻겨나간 ..

맑아진 온동네가 ...

갑자기 내눈에 반짝반짝들어온다


매일매일 삼십년째 보고 지나친

나의 동네가 ....

말끔히 세수하고 ..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엄마 ....마치 군복무늬 같아요


그래 ...까모플라쥬 ...



플라타너스의 껍질..

바람에 비에 벗겨져나가

자연스럽게 생긴 무늬





그루 그루마다 무늬가 다 다른것이
색과 깊이가 참으로 풍부하다

그래 .....프린트로든 ...자카드로든 ..

괜찮겠다





그레이를 머금은 묘한 파스텔톤 ...


카모플라쥬인데도

우아하기까지 하고 ...









걷고 있던 벽돌길을 가만히 내려다 본다



체크무늬 같아요 ...엄마..


그러네...

미처 빗물이 마르지 않은 흔적이

오히려 자연스런운 결을만들어..

충분히 모던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어여쁜 펜슬스커트로 어울릴 무늬구나


마치

디리스 반 노튼 (약간의 골드가 섞인다면)이나  혹은 마르니 (코튼 바닦에 찍힌다면)

처럼..






따뜻한 와플을 먹을까?

아들 녀석이 의견을 내고 ..


좋아 !!좋아!!


우리셋은 작은 횡단보도를 건넌다










마지막은 내가 제일로 사랑하는
줄무늬 ...


사방이 전부 그렇구나

간결하고
소신있고
모던한.... 스트라이프


흔하지만 세련되고

캐주얼하지만 클래식한..







카페에 들러
아이스크림에 와플까지
먹고 들어오니
오후가 뿌듯하게 ...
저만치 멀어져가고


잘가라...  하는 의미로



일기대신 시한편으로

대신한다는

딸아이의 글을 몰래 ..,ㅋ

담아본다






inspiration....


머 그게 ..

대단하게  ...작정하고


멀리 비행기타고 다녀와야만

받을수 있었던건

아니였구나 싶다





비가 그친 오후의 ...

우리 동네한바퀴 조차도

아이들과 함께할수 있으니 ...


나에겐 충분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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