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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Apr 24. 2016

정치를 말하다

종교적 상부구조로서의 자본주의 경제 


정치를 말하다

가라타니 고진고아라 시 구하치로 저/ 조영일 역 | b(도서출판비) |


글을 써야 하는데 잘 써지지가 않는다. 한 달이 지나도록 챕터 하나 못 끝내고 있다. 머리가 맑지 못하다. 먹고 사는 게 힘들다 보니 글에 집중이 안되고 늘 마음이 분열되어 있다.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


괜히 남의 글을 뒤적거리고 있다. 작년 늦여름에 사놓은 여러 권의 책 중 가라타니 고진이 눈에 들어와 며칠 읽었다. 대담집이라 읽기도 가볍고 부피도 작아서 선택하기가 적절했다. 고진 책은 다 읽어 보리라 생각하고 도서출판 비에서 나온 책은 그의 책은 다 사놓았다.


제목과 조금 달리 이 책은 고진의 사상 편력에 대한 이야기다. 60년대 안보투쟁과 전공투 운동에서부터 최근 주요 국제적 사건에 대한 그의 체험과 분석이 대화를 통해 편안하게 전개된다.


자신의 생각이 새롭다면, 그것은 보편적으로 새로운 것이지 그저 젊은 세대이기 때문은 아니다, 적어도 그런 식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의 문서에 “오늘날의 젊은이들도 무례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p 11


세대론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동의한다.


그람시도 그렇지만,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을 보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성립한 것은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를 계속적으로 지배함으로써 입니다. 공동체가 확대되어 국가로 바뀌거나, 그 내부에서 계급대립이 발생하여 국가가 생기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P 34


국가의 소멸. 프롤레타리아 독재. 혁명의 완성, 이런 것들은 다 허상이라는 이야기다. 국가에 대한 기존 좌파 학자들의 논리 중심에는 국가를 내부에서 인식하고 있는 곳에서 출발하고 있다. 국가는 국가 외부에서 존재한다,라고 주장한다. 더 설득력이 있다.


역사 유물론에서는 경제적 하부구조(토대) 위에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가 있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는, 말하자면 상품교환이라는 하부구조에 의해 형성된 종교적 상부구조로서 존재합니다. P 46


종교적 상부구조!!! 결국 사회주의는 역사적, 과학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윤리적으로 선택하고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다. 위 인용문이 고진 사상의 기초가 되는 코어다.


대의제가 귀족정이라는 것은 오늘날 오히려 노골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정치가의 유력자는 2세, 3세 또는 4세입니다. – 데모크라시는 의회가 아니라 의회 바깥의 정치활동, 예를 들어 데모 같은 형태로만 실현된다고 생각합니다. p 158-159


고진이 계속 열심히 저술하고 발언하는 이유다.


고진의 주요 저서 몇 권을 언더라인 처가며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이 특별히 새롭지는 않다. 독서의 작은 즐거움 정도. 그나저나 빨리 글을 써야 하는데....


제1장 60년대 안보투쟁과 전공투 운동


1. 1960년과 1968년의 차이
2. 사회주의 학생동맹의 재건
3. 안보투쟁에서 보이는 것

제2장 사상가로서의 길


1. 60년대
2. 문학비평으로
3. 1975년의 도미
4.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으로
5. 1989년에서 칸트로
6. 걸프전쟁 무렵
7. 새로운 어소시에이션
8. 9.11 사건에 임하여

제3장 현상 분석


1. 역사와 반복
2. 왜 120년 주기인가?
3.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4. 제국과 제국주의
5. 혁명과 평화
6. 일본의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제4장 문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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