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6월 5일)
첫 사진은 신경을 많이 씁니다. 브런치에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처음 한동안은 농장과 농작물 사진을 주로 올렸는데 분위기가 비슷하다 보니 싫증이 나네요. 오늘은 과감하게 인물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옆에 분은 학교 선배님이기도 하세요. 외환은행에서 부행장까지 하시다가 정년퇴직하시고 지금은 금융 컨설팅 업무를 하고 계십니다. 김병혁 선배님은 늘 조용조용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다가 가끔 논리적으로 짧게 의견을 말하시곤 다시 경청하는 스타일입니다. 한 마디로 좋은 분입니다.
감자밭이 난리입니다. 어느 것이 잡초이고 어느 것이 감자 잎사귀인지 모르겠습니다. 감자에 미안해서 풀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잡초를 뿌리째 뽑다 보니 귀여운, 아주 귀여운 새끼 감자가 따라 올라오기도 하네요. 얼른 다시 흙 덮어줬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어린 감자를 위해서 더 이상 잡초를 뽑지 말아야겠다.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양배추 옆 잡초는 그냥 무자비하게 뽑았습니다. 아주 잔인하게 발본색원했습니다. 때론 자비롭게 때론 악랄하게, 상대에 따라 다르게 처신합니다. 잎사귀에 구멍이 많이 나있지요. 농약을 안 해서 그럽니다. 그래도 나중에 속은 다 찹니다.
당근은 솎아주는 것이 큰일입니다. 씨앗으로 심었기 때문에 아주 다닥다닥합니다. 앞으로도 한두 번은 더 솎아줘야 합니다. 힘드네요. 그래도 나중 주황색의 당근을 보면 너무 신기합니다.
브로콜리 옆 잡초도 많이 뽑았습니다. 지난주에도 뽑았는데 그 새 또 자라서 또 뽑았습니다. 왜 이리도 잘 자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스님들이 번민을 잡초에 비유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틈만 나면 생깁니다.
고구마 사이사이에도 잡초가 무성해서 열심히 뽑았습니다. 아직 뿌리가 깊지 않아 잡초를 뽑다가 실수로 고구마 모종도 뽑았습니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잽싸게 다시 심었습니다.
샐러리입니다.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가운데를 깨물어 보니 입안 가득 녹색 향기가 그득합니다. 샐러드용입니다. 집에서 식사를 별로 안 해 아쉽기만 합니다.
오이고추가 이만큼 자랐습니다. 좀 더 큰 다음 따도 되지만 맛보고 싶어 몇 개 땄습니다. 물론 아주 맛있고요. 싱싱하고요.
드디어 호박이 열렸네요. 내주 혹은 그다음 주에는 호박전을 실컷 먹을 겁니다. 막걸리와 함께 먹을 겁니다. 전 호박 요리를 아주 좋아합니다. 옆으로 썰어서 프라이팬에 데친 다음 양념간장을 뿌려 먹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지난번에도 사진 올렸는데 별로 크지는 않았네요. 보기만 해도 좋아서요.
6월 5일이 주일이라 그 날 오후에 밭일해야 했는데 대구에 있는 작은 애 만나러 가는 바람에 6월 6일 현충일에 밭에 나와 일했습니다. 운동했습니다. 휴식했습니다. 놀았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