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잡이 배

신에게 가는 구원의 길이 없다

by 김홍열

새우잡이 배


무동력

노예선이라 한다


한 번 올라타면

평생 내려올 수 없는 곳


바다와 바람과 별

끈적이는 노동의 날들


저 멀리 보이는 등대

아련한 당신의 모습


++


상상을 해 본다. 당신은 등대 안에 있고 나올 수가 없다. 나는 당신을 만날 수가 없다.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배를 타고 등대가 보이는 바다로 간다. 멀어서 당신은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등대 안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난 행복하다. 낮에는 노동을 한다. 밤에는 등대의 불빛을 본다. 바람이 당신의 노래를 전해 주는 밤에 난 하늘을 본다. 바다와 바람과 별 속에 당신이 있다. 도처에 당신이 있다. 난 당신의 노예다. 시지프스다. 운명이다. 인간이다. 인간에서 딱 멈춰있다. 미래로 가는 동력이 없다. 신에게 가는 구원의 길이 없다. 무동력선 위에서 나는 노동을 하며 당신의 노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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