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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Dec 07. 2016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한 암울한 보고서와 가능성 하나

디지털 디스커넥트. 로버트 W. 맥체스니 지음, 전규찬 옮김


이 책 부제는 “자본주의는 어떻게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이다. 부제가 이 책의 모든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주어는 자본주의, 목적어는 인터넷 그리고 결론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당연히 이 책의 주요 키워드 세 개도 자본주의, 인터넷, 민주주의다. 인터넷에 대한 암울한 보고서가 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의 미래에 낙관적인 책들에서는 자본주의가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로 등장한다. 이런 식이다. 인터넷은 어떻게 자본주의를 혁신하는가. 관점에 따라서 자본주의는 주어가 되기도 하고 목적어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논쟁의 시작을 자본주의에서 시작하고 있다. 당연히 정치경제학이 출발점이 된다.


내가 주장하는 핵심은 이렇다. 무엇보다 인터넷에 관한 대다수 비평자들의 이야기가 정치경제에 제대로 천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중략 ~ 인터넷의 발전은 정치경제의 발전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게 책의 핵심 포인트다. P 14


정치경제에 천착하지 않고 인터넷 현상을 분석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어설픈 낙관론의 포로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런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30년간의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1989년과 2007년 사이에 미국인들의 지식수준에 그 어떤 의미 있는 향상도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P 35


집단지성, 지식의 보편화, 위키피디아적 지식세계 등에 대한 직설적 비판이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멍청해졌다는 주장이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가장 멍청한 세대’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기업/자본은 결코 시민들이 의식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PR이 기업과 자본주의의 장점을 찬양하고 동시에 노동과 정부의 사회 프로그램들을 폄훼하는 강력한 주의 주창의 역할을 떠맡는다. ~ 중략 ~ 홍보의 핵심은 이 나라를 소유하다시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민주주의로부터 위협 요소들을 빼내는 데’ 있다.” P 112


인터넷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이런 속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계급과 불평등은 자본주의 시스템 내부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고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은 오히려 더 좋은 자본 확장의 통로가 되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암울한 것은 아니다. 밝은 미래의 가능성도 일부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원래 의도다. 인터넷에 머물지 말고 사회 구조적으로 개혁을 진행시켜야 된다. 예를 들어 이런 주장들이다.


* 공동체의 부는 공동체 사람들에 의해 규제

* 탈중심적이고 지역적 공동체 건설과 유지

* 다양한 협동조합과 비영리 조직들에 대한 신념 등


인터넷은 위에 언급된 사회적 변화를 추동하는 힘이 될 가능성이 있고 또 그래야만 된다. 인터넷이 갖고 있는 경쾌한 네트워크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통속적 기술결정론을 배격하고 기술의 사회적 구성에 대해 그리고 사회적 효용성, 달리 표현하자면 혁명의 도구로서의 인터넷을 언급한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자본주의를 속성 그대로 이해하고 그 구조적 변혁을 위해서 인터넷을 민주적으로 활용해서 민주주의가 복원되도록 하자. 이런 노력이 큰 성과를 얻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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