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19_06 (0421)
지난 3월 31일 심은 감자에 싹이 났네요. 직업 농부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같은 아마추어 농부에게는 이 모습 하나만으로도 감자 농사를 다 지은 것 같습니다. 누런 감자가 땅 속에서 이렇게 예쁜 싹으로 변신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지난주에 심은 여러 씨앗 중에서 성질 급한 치커리가 먼저 중력을 뚫고 새초롬하게 인사를 하네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감격스럽고, 그저 신비롭기만 합니다.
오늘 (4/21) 은 농장에 더 심은 것이 없네요. 모종은 다음 주쯤 심을 예정이고요. 오늘은 사진 몇 장 찍고 휴식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자연에 더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인지 혹은 내 심성 어딘가에 갇혀있던 생명에 대한 경의가 이제 조금씩 표출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봄날에 새 생명은 글자 그대로 경이 그 자체입니다. 오랜 시간 죽음에 대한 공포가 내면 한가운데서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아직도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만 그래도 그 미지가 막연한 공포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의식이 때로는 믿음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가 연륜인지 혹은 봄날인지는. 그저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