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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y 26. 2019

언어의 기원에 대한 명쾌한 정리

왜 우리만이 언어를 사용하는가.   로버트 C. 버윅, 노엄 촘스키 



공저이긴 하지만 노엄 촘스키의 저서를 처음부터 다 읽은 경우는 처음이다. 관심은 많았지만 기회가 별로 없었다. 변형생성문법 창시자로서의 명성은 여러 차례 들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단지 언젠가 시간이 나면 한 번 읽고 싶다, 정도로만 남아있었다.  


우선 나중을 위하여 변형생성문법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옮겨놓는다.  


촘스키는 생성문법의 주요 구성요소들이 "내재적" 보편문법의 구성요소라고 주장한다. 생성문법가들은 대부분 문법의 여러 속성들이 의사소통의 편의나 언어 습득 환경과 무관하게 인간이 생득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지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은 인지문법이나 기능주의 및 행동주의 언어학의 관점과는 대립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 코리아] 


변형문법 또는 생성문법이라고도 한다. 언어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구조주의(構造主義) 문법이 기계적으로 언어자료를 수집, 분류, 정리하는 데 대한 강한 반발로 등장한 문법이론으로서 촘스키(Chomsky,N)에 의하여 제안, 발달되었다. 이 문법은 화자가 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문장을 포함하여 무한히 많은 수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 강조하여 이러한 인간의 창조적인 언어능력 및 언어습득능력의 구명에 언어학의 일차적인 목적이 두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조주의 문법,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기술주의(記述主義) 문법이 경험주의에 그 철학적 배경을 두는 것이라면, 변형문법은 이성주의에 그 기반을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형생성문법의 가장 중요한 명제는 문장 생성의 기본적인 원리 몇 가지를 상정하고 이를 반복 적용함으로써 무한수의 문장을 생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리들은 모든 인간의 언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보편문법으로서 모든 인간들에게 선천적으로 부여되는 것이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만약 이 책을 독서하지 않았다면 위 두 사전에 나오는 말들이 ‘전혀’ 이해가 안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번 사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형식적인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대략 20 ~ 6만 년 전 어느 시기에 ‘호모 사피언스’에게 인간 언어와 언어의 기본 특성이 출현했다. 그 시기는 아프리카에서 타 지역으로 인간의 이동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 이전에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왜 갑자기 언어가 발생했는지는 계속 연구 중이지만 적어도 이때 어떤 계기가 생겼고 언어의 기본 프레임은 이때 ‘완성’되었다. 호모 사피엔스의 한 특성인 된 언어는 따라서 모든 사피언스들에게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마치 슬픔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더 중요한 사실은 만약 아마존 지역에서 구석기시대 종족의 유아들을 보스턴으로 데려온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의 언어학적/인지적 능력들이 초기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의 자손인 보스턴 출신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P 98-99


종족과 관계없이 언어능력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인간 집단에서 균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6만 년 전이면 구석기시대다. 초기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시대는 최고로 잡아도 만 오천 년 전이다. 이미 그 한참 이전에 즉, 농경이 시작되기도 전에 언어 능력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떤 개인적, 사회적 요구가 있어서 언어를 만들 필요가 생겼고 그 필요에 의한 언어가 탄생했다는 것이 기존의 학설인데 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긴 진화적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짧은 시기에 사피엔스에게 언어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연은 비약하지 않으며 연속적이다, 라는 린네와 다윈의 법칙에 대해 의미 있는 도전을 한다. 만약 인간의 언어 능력이 오랜 시간 서서히 일어나는 진화의 결과물이라면 다른 생명체에도 그 기능의 일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이미 오래전에 윌리스가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다른 생명체들이 언어와 관련된 어떤 생물학적 기능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 21


위에서 말한 다른 생명체에는 네안데르탈인도 포함된다. 저자들은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지만 


일부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발달 신경 시스템 유전자 역시 현대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P 256 


고고학, 생물학, 유전공학, 언어학 등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인간 언어의 기원을 6 만전까지 올려놓았다. 민족, 역사, 종교, 농경, 사회 등 아무것도 없고 그야말로 원시 그 자체만 있는 시기에 언어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만 언어가 발생했다. 재미있고 신기하다. 계속 규명할 것이 많고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연구주제다. 이런 연구에 평생을 바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지적으로 보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독서도 쉽지 않고 이해도 쉽지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그 이상 얻는다. 역자가 이렇게 말했다. 


이 책 [왜 우리만이 언어를 사용하는가 ] 원서의 첫 장을 읽으면서 십수 년 이상 품었던 의문점에 서서히 서광이 비치는 느낌을 받았고, 이제 번역 작업의 결과를 제시하는 순간에 다다르면서 언어의 원천에 관한 해답에 성큼 다가섰다는 확신이 마음속에서 자리 잡았음을 느낀다. P10


나중 시간나면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


목차

Ⅰ 왜 지금인가? 
 Ⅱ 생물언어학적으로 진화하기 
 Ⅲ 언어 구성양식 그리고 진화를 위한 수용 
 Ⅳ 뇌 내부에 존재하는 삼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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