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게장

by 김홍열

오래전

내려오는

깊은 바다 이야기


열 개 다리로

조금씩 조금씩

건져 올려


행여라도

흩트려질까

온몸으로 고이 담고


마음 열어

보여주는

첫 바다의 향기


++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농담삼아 한 마디. 간장게장이 없는 천국보다 간장게장이 있는 지옥을 선택하겠다. 둘 다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다. 게장이 바로 희망이다. 바닷고기 회와는 다른 맛이다. 딱딱한 껍질 속에 부드러운 살이 신비롭다. 하나의 스토리를 생각한다. 깊은 바다에 창조의 신화가 숨겨져 있다. 뭍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많은 어족들이 수면 위로 오르려다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마지막 사신이 게다. 게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지상의 레시피와 결합되어 사람 입안에 맴돌 때 그 맛으로 메시지를 알려준다. 맛이 향기가 된다.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마음 열어 보여주는 첫 바다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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