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체 사진 올립니다. 이은생 부부입니다. 큰 형님뻘 되시는 분입니다. 작년 가을 교회에 처음 나오셨고 올봄부터 함께 농장을 하고 있습니다. 베푸시기를 좋아하는 부부입니다. 오늘 제 밭 일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이입니다. 이 친구를 마지막으로 오이 지지대를 철거합니다. 좀 더 놓아둘까 했지만 더 이상 열릴 것 같지도 않고 가을 작물을 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위 지지대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다 철거하고 삽으로 갈아줍니다. 위에서 말한 이은생 교우님입니다. 쉬엄쉬엄 하시는 것 같은데도 나보다 빠르고 더 정교합니다.
알타리와 갓을 심기로 했습니다. 둘 다 엄청 좋아합니다. 둘 다 잘 자랍니다. 특히 갓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매우 풍성해서 가성비가 갑입니다.
왼쪽이 알타리고 오른쪽이 갓입니다. 갓 씨앗은 알타리에 비해 무척 작습니다. 이 조그마한 것들이 며칠 후에는 땅을 뚫고 초록 아기로 태어납니다.
지 지난주에 심은 큰 무와 배추 모종입니다. 둘 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고구마 밭입니다. 호박 넝쿨이 자기네 영토를 넘어와서 고구마 밭으로 진출해 뒤섞여 있습니다. 둘 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의 수확물입니다. 양은 적어도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좋습니다.
이제 올해 심을 것은 다 심었습니다. 가꾸면서 거둘 일만 남았습니다. 고추와 가지, 호박은 계속 조금씩 수확하고 고구마는 첫서리 내릴 때쯤 추수 예정입니다. 그때쯤 배추, 무, 알타리 도 추수하고요. 한 해가 또 이렇게 흘려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한 해가 가면 어떤 해는 특별히 기억에 남고 어느 해는 그저 그런 일상 속에 묻혀 기억조차 안나는 때도 있습니다. 올 한 해 조용히 그리고 무난하게 보내고 있고 시간이 흘러 나중 어느 시점에서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 잘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게 마련입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끝나면 한 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을이라는 새로운 계절이 오고 그 계절에는 그 계절대로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제 심을 가을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