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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y 31. 2020

386세대, 한국 사회 새로운 불평등의 기원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구체적으로 세대간 불평등이다. 어느 세대는 절망 속에서 하나하나 포기하고 있고 어느 세대는 견고한 네트워크 안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불평등을 분석할 때 계급이 중요한 분석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지만, 한국 사회의 세대간 불평등을 이야기 할 때 계급은 더 이상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계급이 아니라 세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대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야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다. 이런 가설을 기초로 저자는 한국적 불평등을 만든 두 개의 세대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불평등의 기원과 확장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세대의 등장이 필요했다. 첫 세대는 산업화 세대고 두 번째 세대는 386세대다. 산업화 세대를 벤치마킹한 386세대가 산업화 시대의 위계적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시켜 자신들만의 성역을 만들어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 확장하고 있고 다른 세대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다. 피해 받고 있는 세대는 당연히 현재 20,30 대다.  책은 이들 세대가 386이 만들어 놓은 구조적 불평등의 희생자라고 이야기한다.  


산업화 세대는 구체적으로 1920년대 후반 ~ 1930년대 후반 출생 세대를 말한다. 이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일제에 의해 도입된 보통교육을 받은 최초의 세대고 한자와 일본어가 가능한 유일한 생존 세대다. 산업화 세대이면서 동시에 마지막 벼농사 세대이기도 한 이 세대는 체화된 협업과 협력의 윤리를 낯선 도시에서 생존을 위한 무기로 활용한다. 고도 성장의 수혜를 누리면서 폐쇄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간다. 산업화 세대의 후손이 386 세대다. 


386 세대는 이념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가와 대항할 정도의 조직을 만들어 본 첫 세대다.  386세대는 80 ~ 90년 이후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 단체 등에 들어가서 한국사회의 주류로 등장하게 된다. 이 세대는 80년대 운동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면서 위계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후세대의 진입을 억제한다. 부정의에 대한 투쟁에서 시작된 운동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리고 일부는 산업화 세대에게서 물려 받은 DNA로 인해 386 세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 


" 이들 청년 여성들의 양성평등 사회를 위한 투쟁의 가장 큰 장벽은, 아마도, 오늘날 각 분야에서 최상부를 장악하고 있는 386 세대 남성들일 가능성이 크다. P 247 " 


386세대는 " 청년 세대에게 자신들은 겪어보지도 감당하지도 않았던 노동 유연화의 기제들을 강요하고, 자신들의 고용보장책, 임금과 복리후생은 끝없이 끌어 올렸다. " P 257   


저자의 이런 문제 의식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  동의할 수 있다. 20 ~ 30 대의 출구 없는 현실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자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 이 불평등에 대한 심각성을 모르거나 또는 정면에서 응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여전히 권력은 386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뭔가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저자는 두 개의 솔루션을 내 놓는다. 


1. 386세대의 2차 희생과  

2. 고용과 훈련 안전망의 확대 (이 내용은 '테크놀로지의 덫'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나중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저자의 고놔를 이해한다.  바뀔 가능성이 사실 별로 없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고 혁명을 주장할 수도 없고.  


작년 년말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바로 독후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게을러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정리했다. 당시 느낌이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글을 쓰려니 잘 써지지가 않는다. 오랜만에 읽은 좋은 사회학 책이다.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객관성을 잃지 않고 있다.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나중 이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싶다.     


++


목차

들어가며
 
 프롤로그
 Q 왜 ‘세대’와 ‘불평등’을 연결시키는가?
 Q 불평등의 세대, 무엇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1장 386세대의 부상―권력의 세대교체
 

 Q 왜 ‘386세대’를 이야기하는가?
 Q 386세대는 어떻게 권력을 형성했는가?
 Q 386세대의 약속은 지켜지고 있는가?
 Q 386세대의 리더들은 어떻게 권력을 분배하고 있는가?
 
 2장 세대와 불평등―‘네트워크 위계’의 탄생
 

 Q 386세대는 어떻게 ‘새로운 불평등 구조’를 탄생시켰는가?
 Q 386세대는 어떻게 시장을 장악했는가?
 Q 386세대는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부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Q 386세대와 다른 세대와의 소득 격차는 얼마나 큰가?
 
 3장 산업화 세대의 형성―불평등의 탄생
 

 Q 산업화 세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Q 산업화 세대는 어떻게 불평등 구조를 싹 틔웠는가?
 
 4장 세대 간 자산 이전과 세대 내 불평등의 확대―자산 불평등
 

 Q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 자산의 불균등한 형성’은 어떤 불평등 구조를 만들었는가?
 Q 386세대의 자산과 소득 구조는 산업화 세대와 어떻게 다른가?
 
 5장 한국형 위계 구조의 희생자들―청년, 여성
 

 Q 한국형 위계 구조의 희생자는 누구인가?
 Q 위계 구조의 희생자들 1―청년
 Q 위계 구조의 희생자들 혹은 경쟁자들 2―여성
 Q 나가며―청년과 여성의 미래
 
 6장 세대와 위계의 결합―네트워크 위계
 

 Q 세대 내 불평등이 세대 간 불평등보다 크다?
 Q 위계와 세대는 어떻게 서로를 재생산하는가?
 Q 위계 구조에서 앎이란 무엇인가?
 Q 위계 구조는 왜 필요한가?
 Q 위계 구조의 위기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7장 에필로그―세대 간 형평성의 정치
 

 Q 세대 간, 세대 내 불평등과 그 불평등의 재생산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나가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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