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20 _ 11 (2020.06.21)
옆 밭에서 호박 하나와 당근 조금 얻었습니다. 일주일 전 내 밭에 작은 호박 몇 개가 있어 오늘쯤 따야겠다고 생각해서 가봤더니 없어졌더라고요 ㅠㅠ..
참외입니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꽃이 폈으니 조만간 열매를 맺겠지요.
오이입니다. 잘 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을 자주 주지 못해서요 ㅠㅠㅠ
알타리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상추입니다. 입사귀가 특이하지요. 맛도 좋습니다.
옥수수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 농장 풍경입니다.
옥수수를 볼 때마다 신석정의 시 "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가 생각납니다. 이 시 두 번째 연에 옥수수 밭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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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 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뚫고
길 솟는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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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때 아버지 사촌이 사는 시골에서 며칠 지낸 적이 있습니다. 시골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옥수수 밭도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내 키보다 훨씬 큰 옥수수가 신기했습니다. 옥수수 밭 안에 자주 들어가곤 했습니다. 옥수수 사이로 해가 지는 것을 보면 왠지 슬픈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중학교 때 신석정 시를 좋아했고 특히 이 시를 좋아했습니다. 이 시 중에서 옥수수밭, 이라는 단어가 늘 마음에 남았습니다. 옥수수 밭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던 그 소년이 가끔 그리워집니다. 어머니는 오래전 멀리 떠나셨지만 그 소년은 아직도 당신과 함께 먼 나라에 가서 사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