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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은 어떻게 기억될까?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20 _ 19 (08.23)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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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왔습니다. 가을을 준비할 때입니다. 배추를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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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며칠 전부터 계속 비가 와 다행이었습니다. 내가 밭을 갈아 심기 좋게 만들면 아내가 적절한 간격으로 배추 모종을 심습니다. 25개 심었습니다. 경험을 해보니 다 잘 자라지는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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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용 큰 무입니다. 이 친구 씨도 뿌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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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표시된 곳이 무 씨를 뿌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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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모종을 심고 무씨를 뿌렸습니다. 내주에는 갓 씨를 뿌릴 예정입니다. 그러면 올해 농사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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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로 호박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는데 장마가 끝나니 조금씩 열매 맺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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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따서 먹을 어린 호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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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때문에 밭에 자주 오지도 못하고 와서도 일을 못해서 고구마 밭에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다 뽑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니 보기가 좋네요. 사진을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고구마 반, 잡초 반이었습니다.


올여름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기상청 예보와 달리 큰 더위는 없었습니다. 장마가 사상 최대로 길어 오히려 예년보다 선선했습니다. 많이 더웠다 하더라도 코로나 때문에 실제 체감 온도는 덜했을지 모릅니다. 사실 기온은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코로나 19, 광화문 태극기와 개신교회의 확진자 증가, 의사 증원과 의사들 파업, 재난지원금과 경제 위기, 부동산 문제와 정권 지지도 하락, 조국 백서와 흑서로 대변되는 극도의 사회적 갈등 등 이 여름은 참 다사다난합니다. 옛일은 잊혀 동일한 무게로 와 닿지 않지만 올해 같은 사회적 갈등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에서 시작된 갈등은 이제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답은 현재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배추 모종을 심었고 무 씨를 뿌렸습니다. 뭐라도 조금은 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나는 그래도 미래를 희망적으로 봅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조금씩 근대의 터널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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