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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an 10. 2021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사회적 체계들. 일반이론의 개요. 니클라스 루만



루만의 주요 이론은 이해하는 것이 꽤나 어려운데 루만 본인은 사회의 법에서 '사회는 복잡하고, 이렇게 복잡한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이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고 사실 다른 이들이 우려먹는 사회 이론들은 루만이 보기에 영 아니기 때문에 연루된 모든 것들과 모든 이들을 다 까야하기 때문에 이론에 살이 붙어서 복잡한 거다  (출처 : 나무 위키 니콜라스 루만 2021.1.10 ) 


나무위키에 나와있는 루만 이론에 대한 글이다.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수록 지식인/학자들이 쉽고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대학원에서 사회학 공부할 때 루만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내가 수강한 과목에서 그 이름을 들어 보지 못했다. 다른 과목에서는 언급됐는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수강한 과목에서는 그랬다. 이 루만의 이름을 들은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지인 두 명이 그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 가끔 생각나던 차에 신문 서평에 루만의 이 책이 소개된 것을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고 마음먹고 구매했다. 


어렵다고 소문이 많이 나서 첫 장부터 긴장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첫 부분에 독일 출판사 주어캄프의 책 소개 글이 있어 자세히 읽어 봤다. 


루만은 일반 체계 이론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이 사회적 체계 이론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체계 개념을 " 기술적으로 / descriptive " 사용하는 전략에 대한 일반적인 이의들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방법론이 사회학의 일반 이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장과 주장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역자들의 글에서도 유사한 내용들이 있다. 


독자들이 실체 이론적 형식 논리적 사유를 벗어나서 작동 논리적 사유로 급진적인 전환을 하기를 기대한다. p 20. 기존의 이론들은 요소들과 그 관계들을 중심으로 사유하는 차원에 머무른다. 반면 루만의 자기 준거적 체계들은 작동 중심으로 사유한다. 즉 상태, 정태성이 아니라, 작동, 역동성을 이론화한다. p 21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루만의 이론이 그만큼 탁월하다는 이야기다. 얼마큼 탁월한지 계속 읽어 보기로 했다. 저자 서문에 또 이런 말도 있다. 


사회학은 이론에 위기에 갇혀 있다. 성공적인 경험 연구들을 통해 우리의 지식이 전체적으로 증대되기는 했지만, 사회학의 통일된 이론을 구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p 63


아니, 사회학의 통일된 이론? 이게 도대체 가능한가?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를 하나의 통일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나. 이론과 현실은 현상과 구조를 매개로 변증법적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좋다. 그리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저자가 현 자본주의 주요 현상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그 분석을 기초로 통일된 이론을 만들었는지 추적하기로 했다. 계속 읽었는데 없다. 계속 이론적으로 포장된 표현들만 나온다. 예를 들어 보자.


사실 차원, 시간 차원, 사회적 차원은 분리되어 나타날 수 없다. 그 차원들은 조합을 강요받고 있다. p 219


차이 지향적이며 선택 지향적인 소통 개념은 수백 년 전부터 관찰되고 기술된 행동의 문제들과 난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323


구조 없는 혼란은 절대적으로 불확실한 상태에 있을 것이며, 그 점만이 확실하다. 592


도대체 어떤 상황/구조에서 나온 분석/이론인지 알 길이 없다. 문장 하나하나만 보면 철학적 아포리즘이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는 어린왕자가 아니고 사회학자다. 


루만은 어떤 사회적 현상의 변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자기 이론을 만들었을 것이고, 이 책은 그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으로 보인다. 내가 루만이 아닌 한 루만이 어떤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분석했는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루만을 처음 읽은 나로서는 이처럼 지루하게 사례 분석 없이 원론적 설명만 나열된 책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적어도 사회학 이론은 현실 사회 현상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맡는 나에게 이 책은 별 소용이 없다. 루만이 다른 책에서는 사회 현상을 잘 설명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아니다. 본문만 900 페이지가 넘는다. 독일 문화권에서는 루만이 이해되고 통용될지 모르겠지만, 여기 한국에서는 독자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사기 전에 우선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조금이라도 읽어 보길 권한다. 

    

++


목차  

 

일반이론의 개요

사건이론적 차이 이론과 번역어 문제들 | 이철/박여성·19
생명/의식/소통 간 상호침투의 발현체로서의 인간:
시간화된 복잡성 문제의 자기준거적 의미체계들을 통한 해결·49
서문·63
체계이론에서의 패러다임 전환·75

제1장 체계와 기능
1. 보편이론으로서의 자기준거적 체계이론: 대상의 자기추상화와 개념적 추상화의 자기준거로서의 보편이론·93
2. 자기준거적 체계이론의 기본 개념들: 복잡성 이론과 분화 이론의 동시 추진을 위한 기획·99
1) 체계와 환경의 차이·100
2) 체계분화·103
3) 생산 개념의 새로운 파악·106
4) 요소와 관계의 차이·107
5) 요소들 간 관계의 조건화·112
6) 복잡성 문제·113
7) 체계경계·121
8) 체계와 복잡성의 구분·126
9) 자기준거·129
10) 다중 구성·138
11) 요소의 동종성과 작동의 동질성·141
12) 구조적 인과성·142
3. 자기준거적 시간 개념의 여러 측면들·145
1) 복잡성과 선택의 시간 문제·145
2) 시간의 가역성과 비가역성·146
3) 구조의 시간성과 과정의 시간성·148
4) 시간 처리의 형식들·152
5) 복잡성의 시간화와 요소들의 시간화·154
6) 체계 내재적인 엔트로피 개념·158
7) 체계의 안정/불안정과 요소의 시간화·158
4. 체계이론적 방법론의 출발점으로서의 기능적 분석·162

제2장 의미
1. 자기준거적 체계와 의미·173
2. 의미의 자기준거: 가능성들의 지속적인 차이와
현재성/가능성 차이의 자기준거·181
3. 정보와 의미: 환경 선택과 체계 선택·186
4. 보편 개념들로서 세계와 의미·190
5. 의미에 관한 의미론의 역사·194
6. 체계 내 의미지평 생성과 의미의 사실/시간/사회적 차원의 분화·199
7. 체험과 행위: 환경/체계(사실), 불변요인/가변요인(시간), 인물/사회적 체계(사회적)의 귀속·213
8. 세 가지 의미차원의 분화: 사실 차원, 시간 차원, 사회적 차원·219
9. 사회학의 중심 개념으로서의 기대·229
10. 의미 생산자들로서의 의식과 소통·237
11. 존재의 자기준거로서의 형이상학에서 의미의 자기준거로서의 자기준거적 체계이론으로·239

제3장 이중 우연성
1. 이중 우연성: 사회적 차원의 분화 촉진자·247
2. 이중 우연성의 논리: ‘체계/환경-관계’의 상호주의적 구성 조건·254
3. 비개연적인 것의 개연화에 관한 이론들·265
4. 이중 우연성 문제의 해결: 자기준거적 순환의 탈동어반복화·271
5. 이중 우연성의 구조 구축 가능성: 상호주의적인 예견을 통한 체계 형성 가능성·275
6. 이중 우연성과 사회질서의 발현·280
7. 이중 우연성과 사회질서의 유지·285
8. 신뢰와 불신·288
9. 이중 우연성과 자기준거의 연관·291
10. 이 중 우연성에서 선택 문제: 선택 영역들의
선택으로서의 이중 선택·298

제4장 소통과 행위
1. 사회적 체계의 최종 관계화 요소는 행위인가, 소통인가?·303
2. 정보-통보-이해의 자기준거적 과정으로서의 소통·306
3. 보론: 소통 개념에 대한 주체이론적 설명과 기호이론적 설명·316
4. 체계이론적 소통 개념: 정보와 통보의 차이의 선택·318
5. 소통의 과정적 재귀성의 구조 효과·323
6. 소통 조율자로서의 ‘주제/견해-차이’·330
7. 소통 비개연성의 극복 매체들: 언어, 확산매체, 상징적으로
일반화된 매체·336
8. 소통/행위의 상호관계: 자기관찰/자기기술의 공동작용·347
9. 소통은 어떻게 사회적 체계를 형성하는가?·360
10. 소 통과 소통의 행위로의 귀속: 사회적 체계의
최종 관계화 요소들·365

제5장 체계와 환경
1. 기능적 분석의 최종 관련점으로서 ‘체계/환경-차이’·367
2. 체계와 환경의 차이: 체계, 환경, 양자 관계의 특징들·375
3. 체계/환경의 복잡성 격차와 시간 차원에서의 체계분화·382
4. 환경분화와 체계분화·385
5. 의미경계들·396
6. 집합행위는 어떻게 가능한가?: 집합적 구속을 통한
‘체계/환경-차이’의 구조적 분화·402
7. 투입/산출 도식을 넘어서: 체계 상대적인 질서 관점의 생성·408
8. 의미경계와 세계 개념·418

제6장 상호침투
1. 사회질서 속의 인간에서 차이 실행자로서의 인간으로·423
2. 상호침투 개념: 의식과 소통의 상호 선택적 구성·427
3. 자기생산과 구조적 연동: 생명/의식과 소통 간 상호침투·436
4. (의식과 소통 간) 상호침투에서 구속의 기능:
선택을 통한 구조 강화·441
5. 인간들 간 상호침투와 사회적 상호침투: 친밀성 기제·445
6. 이항도식의 실행자로서 상호침투·456
7. 도덕의 기능: 사회적 상호침투와 인간들 간 상호침투의 조율·463
8. 사회화와 상호침투: (자기)사회화로서의 사회화·473
9. 신체 행동과 소통의 상호침투와 신체 의미론의 변동·480
10. 상호침투 관계들의 다양화와 현대사회의 구조 변동·494

제7장 심리적 체계들의 개별성
1. 개인주의적 환원주의의 거부와 “개별성” 주제의 도입·499
2. 개별성 이론들에 대한 개관·502
3. 자기준거적 재생산의 순환적 폐쇄성으로서의 개별성: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으로서의 자기생산과 자기관찰/자기기술·510
4. 기대와 요구: 개별성의 자기생산과 자기관찰/자기기술·520
5. 심리적 체계들과 사회적 체계들: 감정 영역과 언어 영역·526
6. 소통의 심리적 중요성과 개인주의적인 성찰이론의 한계·533

제8장 구조와 시간
1. 구조주의적 구조 개념에서 자기준거적 체계이론의 구조 개념으로·539
2. 자기준거적-자기생산체계에서 구조의 기능: 제한의 선택·546
3. 구조와 사건의 상호 보완: 배제로서의 구조와 연결 모색으로서의 과정·553
4. ‘사건/구조-개념’의 과학이론적 귀결들·562
5. 사회적 체계의 구조로서의 기대: ‘사건/구조-이론’에서 상호 가능화로서의 행위와 기대·565
6. 결정: 기대의 지향으로서의 행위와 행동의 지향으로서의 기대의 결합·569
7. 자기관찰의 소통적 실행자로서의 행위/관찰·575
8. 기대의 재귀성의 구조 형성 효과·584
9. ‘확실성/불확실성-구분’과 기대의 구조 형성 효과·592
10. 시간성, 기대구조, 사회적 체계에서 (불)확실성 문제·596
11. 기 대 연관의 사실적 동일시로서 역할들, 인물들, 프로그램들, 가치들·604
12. 규범적 기대와 인지적 기대·615
13. 규범 개념에서 기대 일반화 개념으로: 법과 지식·625
14. 기 대의 확실성과 안정성: 실망 흡수를 통한 구조보장 장치로서의 기대함·637
15. 자기준거적-자기생산체계에서의 잠재성의 역할과 기능·642
16. 계몽의 잠재성 상실과 기능적 분석의 잠재성 발견·653
17. 구조 변동 개념의 의미들·660

제9장 모순과 갈등
1. 논리학적 모순 개념의 사회학적 수용의 문제·681
2. 모순의 이중 기능: 연결 작동 선택과 결정 불가능성·685
3. 모순의 자기준거적 구성: 의식 모순과 소통 모순의 사례에서·687
4. 모순의 기능들·698
5. 사회의 면역체계로서의 법체계·708
6. 모순은 어떻게 면역 능력을 얻는가? 세 가지 의미차원에서·711
7. 모순의 구조 형성 효과: 갈등·727
8. (기생적인) 사회적 체계로서의 갈등과 체계이론적
일반 갈등이론을 위한 발상들·732
9. 자기생산적 갈등 체계는 어떻게 갈등을 처리하는가?·742
10. 기대구조와 면역체계 간 갈등: 현대사회 갈등의 원천·748

제10장 사회와 상호작용
1. 사회와 상호작용의 구분과 차이·761
2. 사회적 체계의 특수 사례로서 사회체계의 자기준거적 폐쇄성·766
3. 상호작용체계의 특징들·772
4. 사회체계와의 차이로서 생성?진화하는 상호작용체계·780
5. 상호작용체계와의 차이로서 생성?진화하는 사회체계·790
6. 현대사회 이행기에서 ‘사회체계/상호작용체계-차이’의 증대·797
7. ‘사회/상호작용-차이’의 상이한 기술들: 현대사회의 의미론들과 체계이론적 발상들·804
8. 사회에 의한 상호작용의 선택과 상호작용에 의한 사회의 선택·808

제11장 자기준거와 합리성
1. 자기준거: 스스로를 주체화하는 차이·815
2. 자기준거와 자기관찰 개념: 자기준거로부터 거리두기와 사회적 차원과 사실 차원의 거리두기·820
3. 기초적 자기준거, 과정적 자기준거(재귀성), 체계의 자기준거(성찰)·823
4. 기초적 자기준거의 특징들: 동질적 요소들의 선택과 인과적 순환성의 부재·834
5. 재귀적?과정적 자기준거와 그 일반화/특화 가능성·837
6. 성찰: ‘체계/환경-차이’의 자기관찰/자기기술·845
7. (사회적 차원의) 폐쇄성과 (사실 차원의) 개방성의 조건 연관: 동반하는 자기준거적 합리성과 현대적 기능체계의 형성·854
8. 자기준거의 탈동어반복화: 시간/사실/사회적 의미차원에서의 비대칭화·863
9. 계획이론에 대한 자기준거적 사회적 체계 개념의 귀결·868
10. 체계이론적 합리성 개념: ‘체계/환경-차이’의 체계 내 재진입·873

제12장 인식론을 위한 귀결들
1. 자기준거적 인식 개념: 순환의 비대칭화, 행위자/관찰자의 탈동어반복화·883
2. 현대사회의 정찰 도구로서의 자기준거적 사회적 체계들의 이론: 대상의 자기추상화와 개념적 추상화의 자기준거를 통한 복잡성 이론과 분화 이론의 동시 추진·891

루만 연보·903
찾아보기·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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