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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un 04. 2021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더라고요

신, 만들어진 위험리처드도킨스

리처드 도킨스의 전작 [만들어진 신]을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 나 전작의 출간일을 검색해 보니 2007 년도다. 출간되고 바로 읽었으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15년!!!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찰나 같은 시간이지만 호모사피엔스에게는 꽤 긴 시간이다. 그 사이 리처드 도킨스는 세는 나이로 81세가 되었다. 좀 더 지적인 활동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봐서는 그동안의 연구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 같다. 물론 그 정도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튼.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해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로운 것은 전혀 없고 전편에 나온 이야기들의 평범한 재구성일 뿐이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기독교 창조론에 대한 비판이다. 주로 구약성서의 내용을 논박하면서 창조론의 허구를 설파하고 있다. 2부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창조론을 비판하고 있다. 


구약성서를 통한 기독교 창조론에 대한 비판은 하나의 '상식'이 된 지 오래라서 읽을만한 내용이 별로 없었다. 사실 창조론 비판을 하나의 상식으로 만든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리처드 도킨스다.  그가 과감하게 대중을 향해 구약의 '허구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을 때는 꽤 진지했고 자극적이었다. 그러나 벌써 15년이 지났다. 구약은 그리고 신약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고 성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비판도 진부하긴 마찬가지다. 생물학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것이 나타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멘델이나 다윈이 한 성취를 이뤘던 카타스트로피적 발견은  더 이상 리바이벌되기 힘들다. 기존의 성과에 일부를 추가할 수 있을 뿐이다. 15년 사이에 새로운 사실이 나타난 것이 아니고 기존 연구 성과에 일부가 추가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독후감은 전적으로 내 관점이다. 15년 전 그의 저서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지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존재에 대한 신학-생물학적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길을 보여줄 수도 있다. 15년 사이에 내 생각은 많이 변했다. 독서와 사색을 통해 이전과 달라진 사고의 기저에는 분명 리처드 도킨스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저서 등에 영향받아서 좀 더 계몽주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리처드 도킨스는 도돌이 표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여기에 독후감을 쓰는 이유는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1부 신이여, 안녕히


1. 너무나 많은 신
2. 그런데 그것이 사실일까?
3. 신화와 그 기원
4. 선한 책?
5. 선해지기 위해 신이 필요할까?
6. 우리는 무엇이 선인지 어떻게 판단할까?


2부 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7. 분명 설계자가 있을 거야
8. 있을 법하지 않은 것들로 가는 단계
9. 결정과 직소퍼즐
10. 상향식인가, 하향식인가?
11. 우리는 종교적 성향을 가지도록 진화했을까? 우리는 친절하도록 진화했을까?
12. 과학에서 용기를 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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