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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Feb 03. 2022

재미있는 역사적 의학 상식 이야기

의학의 도전 : 질병, 고통, 죽음에 맞선 의학의 연대기  



우리말 제목은 '의학의 도전'이고 영어 제목은 Medicine's 10 Greatest Discoveries이다. 다 읽고 나니 원제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도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는 않지만 이 책에 그다지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다. 


열개의 발견은 저자들의 주관적 선택이다. 물론 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많은 의학적 발견 가운데 열개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 때문에 저자들은 왜 자신들이 그 열개를 선택했는지 정성 들여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위대한 발견자를 베살리우스(1514 ~ 1564)로 선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는 뼈를 얻기 위해 시체를 파헤쳤으며 근육을 얻기 위해 미친개들과 싸웠다. 환자가 죽으면 시체를 얻을 수 있도록 선생이 환자를 잘 기록해두라고 권하는 사람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종류의 사람이 썩어 들어가는 시체를 자기 침실에 며칠씩 둘 수 있을까? p 20 


베살리우스는 이런 집념이 있는 해부학자였다. 그는 자기가 본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조각가와 화가에게 인간의 장기 하나하나를 묘사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여섯 개의 해부 도보]라는 책으로 펴냈다. 사실상 근대적인 첫 번째 해부학 교과서였다. 아직 중세 봉건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 있던 16세기에 베살리우스는 그 일을 했던 것이다. 저자들이 첫 챕터로 베살리우스를 선택한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두 번째는 하비 (1578 ~ 1657) 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비는 심장의 기능은 오로지 피를 펌프질 하는 것이라고 상조했으며, 심이가 심실보다 먼저 수축한다는 사실을 알아냄으로써 심이의 수축과 심실의 수축을 구별했다. 이것은 진정으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p 59 


세 번째는  박테리아를 발견한 네덜란드의 현미경 장인 레이우엔훅 (1632~ 1723)이다. 


그는 빗물 속에서 현미경적 크기의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했는데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세균이었다. - 중략 - 그는 이 작은 생물들의 사촌이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적들이 아닌가를 의심한다. p 75 

그는 자신의 정액을 관찰하고 매우 놀랐다. 거기에는 작은 생물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 중략 - 이전까지 어느 학자도 자신의 정액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수고를 한 사람은 없었다. p 78  


나머지 7개의 발견도 물론 재미있지만 기록은 여기까지다. 


저자들은 이 열개의 발견 내용과 그 과정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적절한 잡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권장하고 싶다. 번역도 괜찮다. 그러나 나처럼 이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돌아서서 까먹기 쉽다. 뭔 이야기였더라....  


++



목차

들어가며

1장 · 인체 해부학과 베살리우스
2장 · 혈액순환과 하비
3장 · 박테리아와 레이우엔훅
4장 · 종두법과 제너
5장 · 마취술과 롱
6장 · 엑스선과 뢴트겐
7장 · 조직배양과 해리슨
8장 · 콜레스테롤과 아니치코프
9장 · 항생제와 플레밍
10장 · DNA와 윌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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