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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Feb 07. 2022

이해할 수 있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얼마 전 책방에 갔다가 제목만 보고 구매했다. 최근 '이대남'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어 같은 맥락에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후회했다. '무척' 오래전에 나온 책이었다. 2013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 책 역시 그 초판본 그대로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서점에서는 그래도 판매가 가능할 것 같아 진열해 놓았겠지만 이미 오래된 이야기들이라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 읽었고 기록 삼아 몇 자 적어 놓는다. 


책에서 나온  20대들은 80년대 중반 ~ 90년대 중반생이다. IMF 외환위기 때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 이십 대들이 누군가? IMF 세대라 불리는 친구들 아닌가. 이들은 한국인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는 IMF 효과를 너무나도 어린 시절에 경험했다. 직장에서 단칼에 내팽겨진 아버지, 혹은 그럴 수 있다는 공포감에 짓눌린 아버지를 어릴 때부터 봐왔다. 이십 대들은 그걸 보면서 '사회화'되었다.  P174 


그 사회화는 '자기'계발에 대한 강한 욕구와 동의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의 이십 대들은 당시 (IMF 시절) '자기 계발 = 성공"이라는 식의 설명을 수도 없이 들으면서 자랐을 것이다. 따라서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을 이 과정의 부족으로 이해하는 것은 너무 당연해버렸다. - 중략- 이처럼 지금의 이십 대들은 유년시절부터 이미 남들을 밀어내고 안도감을 얻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p 176 


그래서 20대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 정직원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는 도둑놈 심보라고 볼 수 있다고. 시험 봐서 들어가라고. 자기도 그렇게 하고 있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20대들은 주장한다. 그래서 이십 대들은 사회적 연대와는 거리가 멀고 차별에 찬성하는 괴물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이십 대를 '암울한 시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고 저자는 명명한다. 그러나 책 전반에 걸쳐있는 정서는 괴물에 더 가깝다. 


대학에서 강사를 하면서 직접 20대를 만난 경험을 기초로 쓴 글이라 어느 정도 동의할 내용들은 있다. 적어도 현상적으로는 저자의 묘사가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동의하기는 어렵다. IMF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20대가 괴물이 되었다는 분석부터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괴물'이라는 명명도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과 현상에 대한 이해, 모두 동의하기 어렵다. 


나중을 위해 몇 자 적어 놓는다


++


   

목차


머리말 | 지금 이십대가 위험하다

1장 강의실에서 바보가 된 어느 시간강사 이야기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
동병상련은 없다!
비정규직인 건 자기계발 안 한 탓?
이십대를 이해하는 것, 그래서 이십대에게 할 수 있는 말

2장 자기계발서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이십대의 자기계발 아이러니
왜 아무도 문제시 하지 않는 걸까?
촛불 든 이십대, 사회에 눈 감다
차별과 해고를 정당하다 여기는 이유
시간관리, 자기 통제, 그리고 칼날

3장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멋진 신세계’가 이룩한 재앙
첫째: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기
둘째: 편견의 확대재생산
셋째: 주어진 기존의 길만 맹목적으로 따라가기
왜 학력위계주의가 문제인가
덫에 걸린 대학생들의 자기방어
진리의 빛, 수능점수
‘떨어지는’ 동년배에 대한 무시 또는 배려
다른 이를 평가하는 좁은 잣대
“내가 이룬 성과를 존중해달라”
대학서열에 대한 무모한 집착
본질에서 벗어난 평가
점점 단단해지는 기존의 편견
어두운 수능의 추억
학력위계, 끌어 내리기와 밟아 오르기
상품화된 개인, 그런데‘팔리지 않는’개인
학교 야구잠바의 사회학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된 이십대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
원인1: IMF의 추억
원인2: 경영학과의 사회학
원인3: before/after의 덫

4장 자기계발 권하는 사회를 치유하자!
‘원래 그런 세상’은 없다
긍정과 희망을 논하기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무엇을 간과했을까
공정성을 다시 생각하자
기회는 균등한가?
과정은 공정한가?
맷집의 사회학
CPA의 사회학
결과는 정의로운가?

맺음말 | 그따위 위로는 당장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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