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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ul 22. 2022

세대갈등: '586세대'라는 용어가 만든 신기루

그런 세대는 없다 :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우리 사회 불평등의 원인은 586세대, 기성세대, 꼰대 세대 때문이다. 이 세대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고 내어놓지 않아 청년세대, 20~30 세대, MZ세대 등이 힘들어하고 있다. 올라갈 사다리가 없다. 이대로 계속 가면 젊은 세대에게 남는 것은 절망뿐이다.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이 세대 간 불평등이다"


이런 주장 또는 사회적 담론이 미디어를 통해 무한 확산되면서 세대 간 불평등은 이미 당연한 '사실'로 수용되고 있다. 불평등의 원인이 세대라면 두 세대 간 불평등을 야기한 구조원 원인이 무엇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깊이 들어갈수록 세대는 보이지 않고 계급만 선명하게 나타난다. 세대 간 갈등이란 - 단순 요약하자면 - 사회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서 나온 수사적 표현일 뿐이다. 이런 내용이 저자의 결론이다. 구체적으로 청년 담론은 


"2011년 8월, 2015년 8~9월, 2019년 9~10월이 지난 30년 동안 가장 의미 있는 청년 담론의 폭발기였음을 찾아내게 된다" p 223     


2011년 8월은, 2010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보편복지/선별복지 논쟁.  반값등록금 이슈. 무상급식 반대한 오세훈의 패배와 박원순의 당선 등으로 인해 


2015년 8~9월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혁의 맥락에서,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세대갈등 문제로 담론 화하여 정부 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지지를 동원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시기 


2019년 9~10월은, 조국 사태 또는 검란이라고 불리는 격렬한 갈등의 국면에서 청년 담론은 세대 간의 관계를 사회경제적 불평등 구조로 프레이밍 하는 담론이 전면에 등장 


결국 세대 간 갈등은 지난 10년 이내 정치적 이슈와 맛 물려 사회 의제화된 형식적 담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대가 아니라 계급이다. 통계에 의하면 못 사는 50~60대가 잘 사는 586보다 훨씬 더 많고 20~30세대라 할지라도 다 못 사는 것이 아니다.


50대 취업자의 무려 70%가 서비스, 판매직, 기능-기계,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 50대의 다수는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 자이며, 이들은 오늘날 청년들의 조직적인 위계관계에 있기보다 동료 노동자 관계나 판매자-소비자 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p 145


전체적으로 보아 현재 청년세대의 직업 구성에 가장 주목할 점은 한편에 저임금 서비스 판매직 노동자, 다른 한편에 고학력 사무, 전문직 종사자가 대단히 많은 반분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p 93


결론적으로 세대 간 갈등은 과대포장돤 '586세대'라는 용어가 모든 불평등의 원인인 것처럼 유통되면서 벌어진 일종의 사회적 소극이라는 것이다. 세대를 보지 말고 계급을 보라, 이 책의 메시지다. 


다 읽고 나니 문득 궁금해진다. 세대 이슈는 어느 시기에 의미 있는 담론이 되는 것일까. 또는 어느 갈등 국면에 부상할까. 유럽의 68은 세대 이슈와 어떻게 연관될까. 아니, 사실 세대 이슈라는 것이 대부분 내용 없는 - 혹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유행 담론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잘 읽었다. 근거 없는 담론이 유행할 때에는 이런 책이 나와서 그 분위기를 다운시켜야 한다. 내용은 좋은데 좀 지루하다. 매 챕터 서론 부분이 계속 반복된다.   


       

 


  


++

머리말


시작하며/ 현실 직시의 방해물들


제1장 세대, 무엇이 문제인가?


1절 ‘세대’에 관한 의문

2절 갈등사회 한국의 세대 갈등

3절 세대담론의 폭발이라는 ‘현상’

4절 어떻게 세대문제에 접근할 것인가?


제2장 불평등 시대의 청년


1절 ‘청년’이 논쟁적 개념인 이유

2절 누가 ‘청년’을 대표하는가?

3절 청년세대의 경제적 양극화

4절 계층으로 갈라진 인식세계


제3장 기성세대는 기득권층인가?


1절 ‘586세대’, 누구를 가리키나?

2절 기성세대 다수는 고졸 노동자

3절 그 때도 청년기에 양극화가 시작됐다

4절 중년의 계층화된 불안과 죽음


제4장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의 세대 구성


1절 변화하는 계급구조 속의 세대들

2절 젊은 부동산 부자들

3절 정치권 ‘고인물’은 왜 고였나?


제5장 누가 왜 ‘청년’을 말하는가?


1절 정치적 각축장이 된 청년담론

2절 어느 청년의 공정인가?

3절 ‘MZ세대’ 담론의 정치적 유래와 상업화

4절 ‘X세대’와 ‘신세대’ 담론의 생애


제6장 정치담론과 세대담론의 융합

1절 세대 혐오담론이 된 ‘586세대’

2절 정치의 세대화, 세대의 정치화

3절 정치적 세대담론의 서사들


제7장 한국 정치의 역동과 세대


1절 젊은 민주주의의 열정

2절 출렁이는 세대 균열

3절 ‘2030’ 유권자는 어디로 가는가?

4절 ‘청년노동자’와 ‘이대남’, 두 정체성의 정치


맺으며/ 대립의 담론이 지워버린 현실의 삶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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