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느 행정학자의 사회과학 입문서

사회과학 에센스 김동환 저

by 김홍열
XL.jfif


읽는 내내 저자의 패기가 부러웠다.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의 한국 학자 중 이 정도 패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도올 김용옥뿐이 없다. 저자의 인지도가 낮아 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는 것이 아쉽다. 저자의 패기를 확인해 보자.


사회과학 social science 은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가? 의외로 사회과학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회과학자들이 많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과학은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간단하고 명료한데 왜 사회과학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까 15


사회의 네 영역은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이는 대단히 어려운 질문이다. 질문이 어려운 만큼 대답 역시 어렵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내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77


자본주의 문화에 젖은 지식인들은 술서기가 행정의 본질임을 알지 못한다. 행정의 본질이 배급이고 배급의 기본이 줄서기다. 하지만 나는 이렇듯 명백한 원리를 말하는 행정학자를 본 적 없다. 91


저자는 사회를 정치, 행정, 경제, 집단의 네 영역으로 분류하고 네 영역의 인터페이스와 갈등을 통해 사회를 해석하고 이해하고 전망한다. 저자 고유의 방법론도 등장한다.


나는 '증언'을 사회과학의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과학자가 실제로 보고 경험한 사회 현상에 대해 학자로서 증언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간증 testimony과 동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9


비움-기다림-만남, 이라는 행정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동양의 핵심 사상이 서로 긴밀하고도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195


증언과 동양사상이 저자의 방법론에 동원되어 사회과학을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정보사회의 시각적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다. 정치, 경제, 행정, 집단의 모든 사회는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리고 각 사회의 구성원들은 평등하고 자유롭다. 투명한 사회와 자유로운 사람이 만들어내는 마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205


저자 또는 저서에 관심있는 사람은 꼭 읽어보기 바란다. 미래 독자를 위해서 내 생각은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


목차


서언

1부 사회과학 방법론

1강 사회과학의 대상: 창발적 속성
2강 정학과 동학
3강 간증의 방법

2부 사회의 구성 프레임

4강 사회의 네 영역
5강 네 영역의 사회과학
6강 네 영역의 제도
7강 공적 세계와 사적 세계
8강 가치와 수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9강 경쟁과 협동

3부 사회의 작동 메커니즘

10강 자원할당과 갈등해소
11강 경제의 자원할당: 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
12강 행정의 자원할당: 줄서기 메커니즘
13강 ‘줄서기’의 학문
14강 시장과 행정의 자원할당 스펙트럼
15강 집단의 갈등해소: 공간 분리의 악화
16강 정치의 갈등해소: 시간 분리의 완화
17강 집단과 정치의 갈등해소 스펙트럼

4부 실패의 다이내믹스

18강 시장실패: 공공재
19강 시장실패: 비윤리적 시장
20강 집단실패: 복지국가
21강 집단실패의 원인: 공유의 비극
22강 집단의 자치와 협치
23강 정부실패: 민영화와 요금재
24강 정부실패: NPM, 작은 정부론, NG
25강 정치실패: 쿠데타와 촛불 시위
26강 실패의 지배
27강 점진주의와 혁명주의

5부 사회과학의 미래

28강 새로운 경제: 네트워크 효과
29강 정보사회: 집단의 부활
30강 행정과 집단의 만남
31강 오래된 동양 사상
32강 정보사회의 지식인: 시각적 사고

참고문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개그에 대한 다큐적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