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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머니스트가 제안한 케이지 탈출방법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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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한다.


우리는 이미 불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 불평등 원인에 대해서는 앞의 두 책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계속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는 치명적 영향을 끼칠 삼중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30년 후 2055년, 다시 30년을 돌아보았을 때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만든 주요 축들은 무엇이 될까?

- 중략- 나는 이 책에서 세 가지를 꼽을 것이다. 인공지능, 저출생/고령화 그리고 이민. 29


이 거친 파도가 벼농사 체제 시절에 형상된 소셜 케이지를 강타하기 시작했고, 계속 폭격할 것인데, 이럴 경우 탈출 솔루션은 있을까, 있다면 개인 차원과 사회, 국가 차원에서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현재 한국사회는 '작은 사이즈와 외톨이의 비극, 학벌-내부 노동시장- 연공제의 착종, 평판 조회 네트워크' 등에 의해 자유로운 이동이 곤란하거나 거의 막혀있다고 전제한다.


인공지능 시대: 동아시아 협업 조직은 인공지능 시대를 감내하고, 흡수하고, 스스로를 변형시켜 재구조화함으로써 결국 살아남을 것이다. - 중략 - 이 협업 조직에서는 기계를 쓸 줄 모르는 인간과 협력조직에 적용할 줄 모르는 기계 모두 도태될 것이다. 190 - 191


저출생:변화의 주체는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여성들은 벼농사 체제의 가부장제에 갇힐 바에는, 가족이라는 케이지 안에 발을 들여놓는 것부터 거부하는 이들이라는 점이다. 251

여성들이 출산과 커리어 추구를 더 이상 제로섬게임으로 인식하지 않게 될 때에야 출산율은 회복될 것이다.


이민/이주자: 이주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자녀들이 이 사회에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제도를 마련했더라면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업자)과 젠슨 황(엔비디아 창업자)이 한국에서도 나왔을 수 있지 않을까 325


탈출을 위해 국가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1. 동아시아의 유사한 수준의 다른 국가들과 노동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2. 직업이나 직장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적 실업'의 비용을 사회보험 형태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정치가 할 일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정당 체제에서 엑시트 옵션을 가능케 하는 기체는 바로 다당제다. 353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현실적 문제 의식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휴머니즘적 접근 방식이 맘에 들었다.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도 좋았다. 글이 쉬워 읽기도 편했다. 학문이 현실에 봉사하는 - 어용이 아니라 - 좋은 사례로 추천할 만하다. 정책입안자가 이 책을 읽고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면 좋겠지만, 어차피 그들은 책을 안 보고, 밑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보겠지만, 그래도 이런 책은 계속 나와야 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미래에 관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

목차


프롤로그

이 책의 구성-소셜 케이지와 탈출 옵션

·
1장 케이지에서 나가기-엑시트 옵션의 확장

2장 케이지 업데이트-인공지능과의 협업

3장 케이지 재생산-벼농사 체제와 저출생

4장 케이지 열기-이민과 불평등

결론-새로운 케이지의 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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