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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사색가 Mar 14. 2020

코로나가 안겨 준 재택근무 체험기(2일차)

20.03.04

재택근무 2일차 아침에도 출근 시간을 코 앞에 두고서야 일어나서 책상에 앉았다.

1일차와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은 적응이 되어서인지 커피를 내려서 한모금을 마신 후 노트북을 켰다는 점 정도인 듯 하다.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직장인에게 모닝커피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듯 하다




*2일차 오전

여느 때처럼 메일을 읽고, 카톡으로 업무 comm.을 하며 일을 한 지가 어느덧 1시간이 지났다.

갑자기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재택 근무인데 왜 음악 틀고 일하는 것을 어제는 생각하지 못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살짝 억울했다.


하던 일을 멈추고 한 동안 안 쓰던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서 휴대폰에 연결한다. 음악을 고르다가 그래도 조금은 덜 방해가 될 만한 클래식을 재생한다. 뭔가 카페에서 일을 하는 느낌도 들고 꽤 괜찮다. 이런 게 재택근무의 묘미가 아닐까?^^


아, 참고로 재택근무를 위해 얼마 전에 기계식 키보드를 새로 장만했다. 예전에 쓰던 키보드는 싸구려 유선 키보드였다. 게임도 별로 안 하고 컴퓨터는 가끔 웹서핑하는 용도로만 사용했기에 그 정도로도 쓸 만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핑계로 예전부터 한 번쯤은 사용해보고 싶었던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한 것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은 역시 다르다. 일반 키보드가 '툭,툭' 치는 느낌이라면 기계식 키보드는 '탁탁,팍팍' 이런 느낌이라고 하면 전달이 되려나? 뭔가 자판을 누를 때마다 깊이감이 느껴지고 뭔가 내가 확실히 뭔가 제대로 타이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며칠간은 이런 느낌에 메일을 쓰거나 문서를 작성할 때, 조금이라도 더 길게 쓰고 싶어질 것 같다^^


잠시 후 전화가 울린다. 같은 팀 선배의 전화다.

새로운 컨텐츠를 발굴해서 도입하는 업무를 같이 진행 중인데 관련하여 이야기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 선배도 재택근무 중인데 이야기 중에 옆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재택근무 할 만하냐고 물어봤더니, 애도 보고 일도 해야 해서 더 힘들단다. 차라리 이럴거면 출근하는 게 낫겠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하는 재택근무라면 또 다른 느낌이겠구나.


  



*2일차 오후

어느 덧 점심시간이다.

사실 재택근무에서 점심시간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점심을 3시에 먹기도 하고, 11시 전에 먹기도 하는 걸 보니 나만 그런 것 아닌가보다. 재택근무라도 점심시간은 나에게 공식적으로 부여된 휴게시간이니 1시간은 확실히 쉬어야 한다.


점심시간마다 고민이 된다. 오늘은 뭘 먹어야 할까?

맘편히 시켜먹어도 되지만 집에 있으니 왠지 집밥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냉장고 문을 열고, 반찬을 확인하고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한다. 장모님이 주신 반찬들이 구석에 잠들어 있는 것도 발견한다. 반찬 몇가지랑 어제 남은 밥이랑 계란프라이로 오늘 점심도 무사히 패스~!! 설거지는...흠... 아 몰랑ㅋㅋㅋ


점심을 먹고 나니 25분 정도 점심시간이 남았다. 뭘 할지 고민이다.

TV를 볼까,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볼까, 책을 읽을까 망설여진다. 고민 끝에 머리도 식힐 겸 TV를 켰다.

딱히 볼 만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점심시간이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시간 종료. 여기서 갈등이 시작된다.

아무도 안 보는데 조금 더 쉬다가 일할까? 어차피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양심적으로 일을 하는 게 나으려나? 아직 재택근무 2일차라서 양심이 나를 제어하고 있나 보다.


그렇게 5분정도 고민하다가 결국은 업무를 시작했다.

내일부터는 쉬는시간에 뭘 할 것인지 미리 좀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아직은 내 양심이 살아있나 보다


약 30분 쯤 지나자 전화가 울린다. 이번에는 예전 팀 후배다.

"형님, 잘 지내세요? 재택근무는 어떠세요?" 바쁜 후배인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여유가 생겨 업무시간에 전화를 한 모양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재택근무에 대한 후기를 공유한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후배는 한 쪽 모니터에는 주식 및 투자 관련 사이트를 열어두고 근무를 한다고 했다. 나보다 재택근무를 더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는 듯 했다.


남은 오후 시간 동안 몇 통의 업무전화와 카톡을 주고받고 퇴근 시간이 지나서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노트북을 덮고 서재방을 나가자 비로소 업무모드에서 퇴근 후 모드로 전환된 느낌이다. 이제는 홀가분하게 쉴 수 있다는 안도감이랄까.




이렇게 2일차 재택근무도 끝났다.

1일차보다는 적응해서 그런지 어색함도 덜 하고,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과 내 개인적인 시간을 나름 잘 조율해서 사용한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온전히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실히 많다.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같이 근무하다 보니 옆자리 동료의 전화통화 소리,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소리 등으로 인해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내 의지만 확실하면 제대로 집중할 수 있다.


2일차 재택근무 체험기는 여기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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