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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사색가 Feb 05. 2021

코로나가 안겨 준 재택근무 체험기(3일차)

20.03.05

3일차 아침에는 조금 일찍 일어났다. 

집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출근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는 게 평소보다 덜 힘들다. 


2일차까지의 재택근무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재택근무를 하게되면 발생하는 업무속도의 저하,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울성 등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혼자서 집중하면 원래 하던 속도는 충분히 낼 수 있었고, 커뮤니케이션은 전화, 카톡, 회의통화 앱 등을 통해서 충분히 할 수 있었다. 




*3일차 오전
오늘은 10분 정도 일찍 업무를 시작했다. 

평소처럼 메일을 읽고, 문서를 작성하면서 재택근무를 한다. 팀 카톡방에서는 팀장이 업무를 챙기면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참고로 팀장은 재택근무를 안 하고 출근을 한다. 

자세한 사유는 모르지만 임원들이 상시로 이야기할 사람은 있어야 하기에 팀장은 항상 출근하라고 한 것 같다. 어른(?)들은 일할 사람들이 눈 앞에 안 보이면 불안한가 보다. 


아침에 팀장이 상무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후속 업무들을 챙긴다.

그러면서 예전에 논의된 업무의 진행사항을 챙긴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르게 톤이 살짝 공격적(?)이다.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에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을 했다. 잠시 후 팀장이 카톡에서 다른 팀원과도 이야기를 하다가 나누다가 그 팀원도 뭔가 답답했는지, 팀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염려하던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성이 발생했던 것 같다. 

여러 사람이 연결된 업무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는데 그 원인은 재택근무 전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였다. 그런데 그에 대한 확인 및 설명이 재택근무 중에 카톡 등 제한된 수단으로 이뤄지다 보니 오해가 쌓이고,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쓸데없이 발생했던 것이다. 




*3일차 오후

결국 해당 업무에 연결된 사람끼리 새로운 카톡방을 만들었다.

카톡방에서 논의를 하고, 필요시 통화까지 하면서 히스토리를 다시 정리하고 방향을 재수립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사실 사무실에서 만나서 이야기했다면 30분 회의하고 1~2시간 만에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 하다 보니, 4시간 이상 소요되는 비효율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카톡방에서는 업무 내용 외에도 팀장 뒷담화, 시시한 농담 등도 오갔다. 

그러면서 업무 외에 신경써야 할 영역이 생겨버린 것이다. 물론 이 시작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었지만 해결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해야 했기에 이 부분에서 재택근무의 한계가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일차 재택근무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1,2일차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 했고, 팀 내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생겨난 것 같다. 


이 와중에 지인이 카톡으로 공유해 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 사태로 여러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악화로 임원들이 전부 사표를 쓰거나 임직원 희망퇴직, 무급휴가를 실시한다는 기사였다. 


한껏 짜증이 치밀어오른 상태에서 기사를 보았는데, 무급휴가까지 실시하는 회사의 직원들에 비하면 이 정도의 짜증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답답함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퇴근 시간이 지나고 카톡방에서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 아닌 격려를 하면서, 업무를 마무리한다. 

할 일이 남았기는 하지만 급한 일도 아니고, 업무를 더 할 의지도 없는 상황이라 내일 하기로 했다. 




이상 3일차 재택근무 체험기는 짧게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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