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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사색가 Oct 15. 2021

화이자 코로나 백신 접종 후기

1차보다 힘들었던 2차 접종

코로나 백신을 꼭 맞아야 할까?

한 동안 백신 후유증이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백신을 맞고 난 후 여성 하혈이 발생했다는 기사부터, 실신해서 쓰러진 사람의 이야기, 심지어는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과연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다들 불안해했다.


나도 백신의 부작용이 두려웠지만...코로나로 죽으나 백신으로 죽으나 한 번은 마주해야 할 리스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백신을 맞았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접종을 늦게 신청하다보니 집 근처 병원 중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몇개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큰 고민없이 바로 신청을 했던 건가.. 난 그래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병원에서 접종하고 싶었기에 몇 개 안 되는 리스트를 찾아보던 중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산부인과 이름이 보였다. 10명 이상의 전문의가 있는 대형병원이고 나름 평도 괜찮았지만 산부인과라는 게 조금 걸렸다.


혼자서 산부인과에 가 본 적이 없었기에 왠지 뻘쭘할 것 같았다. 잠깐 접종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았는데, 50여명의 여자 사이에서 나 혼자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서 와이프한테 물어봤다.

"우리 같이 OO산부인과에서 같이 백신 맞을까?"


와이프랑 같이 가려고 했으나 갑자기 일정이 변경되어 결국 혼자 산부인과에 갔다.

읭? 근데 생각보다 접종을 기다리는 남자 손님이 많았다. 뭔가 같은 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처음 봤지만 괜히 반가운 느낌이다.


접수를 하고 대기하다가 순서가 되어 의사 선생님 문진을 했다.

"화이자 2차 맞죠?", "약 드시는 거 있으세요?", "접종하고 나면 아플 수 있으니 미리 진통제 사 두세요" 등 일반적인 이야기를 약 30초간 듣고 바로 옆방에서 간호사가 백신을 접종해준다.


백신을 맞고 나면 혹시 이상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15분정도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고 가라면서 스탑워치를 건네준다. 면접을 기다리듯이 복도에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한 손에는 스탑워치를 들고서.


이상하게 스탑워치를 들고 앉아서 기다리니 어지러운 느낌이다. 목도 아픈 것 같고, 열도 나는 것 같고.

"띠디디딕~" 15분이 지나고 나니 갑자기 몸도 정신도 상쾌해진다. 이로써 백신 1차접종 끝~!!




1차 접종한 후에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가끔 인터넷 후기에 올라오는 몸살, 발열,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은 전혀 없었고 주사맞은 팔이 엄청 아팠을 뿐이다. 그런데... 팔은 꽤 아프다. 많이 아프다. 아파서 짜증이 나는 느낌이랄까..

팔이 끊어지는 아픔이 느껴질 때 즈음, 진통제 하나를 입에 털어넣는다. 처음엔 배짱부리면서 안 먹고 버티던 진통제에 결국 의지하게 된다.

만 하루가 지나고 나니 통증도 점점 줄어들고 하던대로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2차 접종은 조금 강력하게 다가왔다.

또 산부인과에 갔다. 이번에는 와이프랑 같이 갔는데, 이번에는 대부분이 여자손님이다.

한 번 경험했기에 나름 능숙하게 주사를 맞고 또 스탑워치를 손에 들고 15분을 기다린다. 이번에도 대기시간에는 뭔가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느낌이 들었으나 병원을 나설 때에는 또 멀쩡해지는 마법!!!


1차 접종 후에는 그날 늦은 오후부터 팔이 아파왔는데 이번에는 팔이 아프기까지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전 10시경에 접종했는데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통증이 시작되었다. 원래 2차는 늦게 통증이 시작되고 더 많이 아프다더니 나도 그러려나 보다 싶었다.


이번에도 똥배짱을 부리면서 '이 정도 아프다고 뭐 굳이 진통제 먹을 필요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그냥 버텼다. 같이 접종한 와이프는 그런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조용히 진통제를 챙겨먹는다.

잠들 시간이 되니 조금 통증이 강해졌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자신만만했었다...

평소처럼 몸을 뒤척이면서 자는데 움직일때마다 팔이 너무 아팠다.

게다가 갑자기 날이 쌀쌀해져서인지 너무 추웠다. 30분가량 뒤척이다가 추위때문에 옷장에서 겨울 이불을 꺼내서 덮었다. 여전히 추우면서 동시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춥고 땀나서 팔아프고...

결국 오늘도 늦게서야 진통제를 먹었다. 배짱부리다가 또 진통제에 져버린 것이다. 이럴 거였으면 초저녁부터 진통제를 먹을걸...1차에 이어 2차 접종 후에도 어리석은 행동을 해 버렸다ㅠ


다음날 일어나니 팔은 좀 아팠지만, 오한과 식은땀 증세는 없어졌다. 근데 몸에 힘이 쭉 빠진 느낌이다.

2일차까지는 안정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2차 접종까지 마치고 나니 코로나에 맞설 방패를 얻은 것 같아서 조금은 든든하다.

물론 완벽한 방패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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