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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황 Sep 27. 2016

안녕, 노량진 (구)수산시장.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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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이맘때쯤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노량진 수산시장, 이제는 (구)시장으로 불리는 시장은 참 한적하다.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사라진 사람들을 모두 옆에 있는 신 시장에 있을 거다. 분명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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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산시장에 처음 입성한 때엔 흥정이 재미있어서 처음 가는 곳만 돌아다니다가 끝내 지쳐 떨어져 두 단골집을 만들었다. 중 하나의 사장님은 구 시장에 아직까지 남아 계셨자주 가는 다른 한 곳은 일찌감치 신 시장에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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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뜨는 동안 근황 관련해서 몇 가지를 물어보니 허심탄회하게 몇 마디 하신다. 이미 체념한 분위기다. 얼마 전 신 시장에 들렀을 때 들은 또다른 단골집 사장님 말씀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광어 껍데기가 벗겨지고 어느새 도톰한 회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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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좋은 총각이 오랜만에 왔다고 참다랑어 뱃살을 조금 더 주셨다. 물론 립서비스겠지만 내게 가당키나 한 소린가. 괜시리 멋쩍어 있는데 회를 써시면서 손님이 점점 적어진다고 먼 곳을 바라보며 말씀하신다. 입고 있는 이주 반대 티가 눈에 띈다. 회 두 접시에 얼음을 가득 넣은 봉지가 유난히 무겁다. 봉지에 내 마음도 같이 들어 있나 하고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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