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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쓴이 Jan 14. 2017

너는 아직 세상을 모른다는 말

문제는 알고 모르고가 아니라 그걸 '누가'알아야 한다는 것인데..바부팅.

‘너희들은 아직 세상을 몰라 고작 그런 걸로 힘들다고 하면 안돼. 나 어릴 때는 더한 것도 견뎠어’탁, 탁, 탁자를 치며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오후의 햇빛을 받아 그의 실크 셔츠가 광택을 받아 반짝거렸다.


대학생이 되어 내가 처음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논술 학원 보조였다. 동문 선배가 학교 게시판에 올린 구인공고를 보고 찾아간 곳으로,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감사했다. 학생들의 점심 시간에 맞추어 나에게도 매일 1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다만 선배의 지시로 혹시 모르는 손님맞이를 위해 나는 항상 학원 안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어야 했다. 밥 먹는 중에 손님이 오면 숟가락을 내러 놓고 응대를 하며

그때는 몰랐다. 시급에서 제외된 그 1시간이 사실은 정당한 급여를 받아야 했던 시간이라는 걸. 갑자기 ‘다음 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사전 고지되지 않은 해고통보였다는 걸. 몰라서 그게 억울한 지도 몰랐다. 몰라서 손해본건 나였다

그러니 정말 알아야 하는 사람은 당신들이다.

당신들은 내가 부족한 등록금을 메꾸기 위해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더 해야 했던 걸 알아야 했다. 늘 피곤한 나를 안쓰러워 하던 엄마의 한숨소리를 알아야 했다. 미안해하던 아빠의 목소리를 알아야 했다.

나는 이제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이것은 왜 그런 것이냐고 당신에게 물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알아야 한다. 무엇이 옳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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