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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쓴이 Mar 01. 2019

삼일절이 무슨 날이야?

눈치 없이 울리는 알람에 눈을 떴다.


어엇 오늘 금요일인데, 출근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1초 정도 하다가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 오늘을 3월 1일, 삼일절, 빨간 날이다. 


겨울 내내 나를 지켜줬던 롱 패딩을 세탁소에 맡기고, 극세사 이불과 각종 방한용품들을 전부 다 빨고서 집안을 쓱싹쓱싹 닦았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삼일절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다. 빨간 날이라고 그냥 즐거워하기보다는 이 날이 어떤 날인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졌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내 머릿속에 삼일절에 관한 것이라고는 #유관순열사 #대한민국만세 #만세삼창 정도의 키워드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삼일절은 단순히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만세삼창을 한, 그런 날이 아니다.



1919년 3월 1일은 처음으로 독립선언 의지를 대대적으로 알린 날이다. 1919년의 독립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임시정부 수립이 가능했으며 그랬기 때문에 1945년의 광복이 있을 수 있었다. 역사도 계절과 마찬가지로 겨울 다음에 바로 여름이 오지 않듯이 독립선언이 없이 독립이 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광복절과 삼일절 중에 건국절과 더 가까운 날은 삼일절이다.


알면 알 수록 엄청난 날이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뽀송한 빨래에 기분 좋아하던 내가 부끄러웠다. 왜 이런 엄청난 날을 '삼일절'이라는 뜻도 알 수 없는 이름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미국처럼 멋들어지게 인디펜던스 데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우리나라 식으로 '독립선언 기념일'이라고 하는 편이 나 같은 무지렁이들에게 기념일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작명이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오늘이 어떤 날이었는지, 앞으로 오늘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알았으니까. 오늘, 빨래 말고도 또 하나 뿌듯한 일이 생겼다.


"천만 대에 기념할 우리 민족의 부활일인 오늘 하루를 무한히 깃부게 축하하자, 놀자"
-1920년 3월 1일 독립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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