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소개]
남편 : 확진자. 이 이야기의 D-day는 남편의 확진일을 의미
나 : 확진자의 동거인.
D-3 (2/19 토요일)
남편이 계속 목이 아프다고 한다. 목이 아픈지는 3주가 되었기 때문에 중간에 몇 번씩 종합 감기약을 먹었고 자가 진단키트를 해서 음성 판정을 받았었다. 이날은 특별히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날이라서 남편 포함 나도 우리 둘 다 자가 진단 키트를 해봤고 결과는 음성
- 남편 증상 : 간헐적인 기침. 심할 때와 아닐 때가 극명하게 나뉜다. 미열. 전날 술을 마셔서 숙취라고 생각
- 남편 자가 진단키트 결과 ; 음성
- 내 증상 : 멀-쩡
- 나 자가 진단키트 결과 ; 음성
D-2 (2/20 일요일)
남편 상태는 어제보다 많이 호전되었지만 일요일이니 둘 다 집에서 쉬기로 했다. 쉬는 중에 이상하게 내 목이 아파졌다. 목이 마른 건가 싶어서 물을 많이 먹었는데도 목이 계속 아팠다. 집에 있는 인후통 약을 먹었다. 밤새 남편의 기침이 심했다. 목이 건조해서 그런 건가 싶어서 가습기를 가장 강하게 틀어놨는데도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 생각보다 감기가 오래가는 것 같아 월요일에는 병원에 가 보라고 권유할 생각으로 잠들었다.
- 남편 증상 : 낮 동안 멀쩡하다가 자는 중 기침이 심해짐. 열은 없음(35도)
- 남편 자가 진단키트 결과 ; 음성
- 내 증상 : 목마름 증상 발현
D-1 (2/21 월요일)
남편에게 가까운 내과로 가서 진찰을 받으라고 했다. 계속 코로나 증상이 있는데 자가 진단키트로 음성이 나오는 것도 한번 확인할 겸, 가장 중요한 건 아픈 걸 낫게 하는 거니 병원에 꼭 가라고 신신당부했다.
오후 5시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감기 증상으로 진찰을 받으려면 먼저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해주는 병원이 없었고, 결국 병원 3군데를 돌고 나서 세 번째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 양성 결과를 가지고 보건소로 가서 PCR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나에게도 검사를 권유했다.
멘붕에 빠진 나는 일단 회사에 조기 퇴근을 보고하고 신속 항원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서 병원으로 갔다. 네이버 지도에 '신속 항원 검사'필터를 누르면 주변 병원 중에 '신속 항원 검사'를 해 주는 곳이 나오는데 꼭 전화 걸어서 확인하고 가야 한다. 검사 수량이 정해져 있는지 필터에 나온다고 해서 바로 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병원에 가서 내 증상과 남편의 검사 결과를 말하니 이 경우 5,000원의 진료비가 나온다고 했다. 증상이 없으면 얼마인가요? 하니 신속 항원 검사는 50,000원 / PCR 검사는 100,000원이다. 이마저도 PCR은 오늘 마감이고 당장 가능한 건 신속 항원 검사라고 해서 검사를 받았다.
신속 항원 검사는 겉모습은 자가 진단키트랑 다르지 않았다. 어떤 원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검사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집에 가니 PCR 검사를 받고 온 남편이 마스크를 쓰고 나를 맞이했다. PCR 결과는 안 나왔더라도 신속 항원 검사 양성이 PCR 음성으로 변하는 경우는 잘 없다고 하니 바로 격리자 수준의 조치를 취했다.
1. 방을 분리했다.
2. 집에서는 KF94 마스크를 끼고 있는다
3. 환기를 자주 한다. - 거의 문을 열고 사는 수준으로 환기했다.
4. 수건을 따로 쓰고 식기는 전부 일회용으로 바꿨다
5. 남편이 화장실을 쓰고 난 다음에는 소독약을 뿌려서 소독하고 10분 뒤에 사용한다.
나도 증상이 없는 게 아니라서 이미 옮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일단 결과가 나오기 나는 음성/남편은 양성이니 둘이라도 철저히 분리하려고 했다. 가장 문제가 화장실이었지만 아예 분리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내일 PCR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길 기도하면서 결혼 후 첫 각방을 썼다.
- 남편 증상 : 기침 잦아짐. 관절통 호소. 체온은 정상(35.9도)
- 남편 신속 항원 검사 결과 ; 양성
- 남편 PCR 검사 결과 : 대기 중
- 내 증상 : 목마름
- 내 신속 항원 검사 결과 : 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