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다신 없을,
치명적이게 순수한.

by 매일매일성장통

추억이 꼭 시간순인 것은 아닌가 보다.

가장 최근의 기억이 가장 오래 간직될 기억이 아니듯..


내가 그를 1번으로 쓰게 된건 단연코 안타까움이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는 순간이 이런 것일까..




30대의 사랑이 어려운 이유를 묻는다면..

나의 심장은 설렘을 기억하지만, 더 이상 설렘과 두근거림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20대의 만남이 강렬한 필링과 설렘으로 시작된 것이라면,

30대의 사랑은 '설렘'이 아닌 '이성'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 저 정도 조건이면 괜찮지 , 뭘 바라니.. 느낌? 그런거 찾다간 평생 시집 못갈걸?"


40대 50대 인생의 선배가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제 막 결혼의 초입에 들어선 친구들조차도

'남자'와 하는 '사랑'이 아닌 '남편감', '아빠감'을 찾아야 한다고 ,

그럴려면 '설렘'이 아닌'조건'과 '천성'에 충실한 탐색을 해야 한다며

나를 '정신 못차리는 한심한 애' 쯤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일까. 30대를 살아갈수록 이상하게 '순수함'이라는 단어가 시리게 그리웠다.




그는 정말 남자로 느껴 본적이 없는 아이였다.

33살의 여자에게 26살의 갓 군대라는 관문을 통과한 아이가 남자로 느껴진다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길거리에서 우연히 스쳤거나, 누군가 소개를 통해 만났다면 아마 절대 이어지지 않을 인연일 것이다.


우연히 같은 일터에서 서로 다른 입장으로 같은 일을 하게 되었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서 함꼐 하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그'는 '순수함'으로 다가왔다.


어쩜 저런애가 있을까 싶었다. 아직 마냥 어린아이인데 무엇이든 누구보다 열심이었고,

직장내의 적당한 눈치와 미묘한 관계들을 통달하기라도 한냥,

자신의 순수함을 활용하여 그 관계들 속을

딱 적당한 만큼 처리해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혼자 살아왔다고 했다.


"어떤 일이든 얘기해봐요. 아마 안해본 일이 없을거에요"


쉽게 툭 뱉은 말이었는데, 참 마음 아팠다. 집에 손 벌리기 싫어서 혼자 이 일 저 일 해왔다는 그 말이.


"용돈 받는 애들보다 돈 많이 벌어서 늘 애들 먹을거 사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난 오히려 더 좋았어요.

아마 적당히 대학 들어가고, 용돈 받아가면서 살았다면 이렇게 안됐을거에요. 대학 내내 용돈 받고, 학비 받고, 그렇게 취업 안돼서 빌빌 거리고.. 그렇게 살았을거에요. "


" 그런 의미에서 전 오히려 이렇게 혼자 살게 만들어 준 내 가정환경에 감사해요"


저런 생각을 저 나이에 할 수 있을까.

괜히 대학나와서 전공과 관계없이 취업 못하고 학비만 버리느니.

그냥 경력이나 쌓자는 의미에서 대학은 포기했다는 그 말조차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 천성은 타고나는 것인가 보다. 결코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 가 보다. '


볼 때마다 새삼 놀라곤 했다. 참 마음 아프게 예쁘다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그 아이를 보면서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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