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내아이를 언제나 믿어줄 수 있을까
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가 눈에 띈다.
와우... 뭔가 비밀스러운 심정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이었는데..
기분이 참 좋다.
상단 노출이 많이 된다는 게 ... 아이러니하지만
기분 좋게 다가온다.
비밀스러운 공간이 아니라 소통의 공간이고 싶었던 것일까...
문득 '작가의 서랍'에 쓰다가 바뻐서 묵혀두었던 글들을 살펴보다가..
최근 글과 비슷한 결의 글을 발견했다.
내 아이에 대한 흔들림.. 2020년 쓴 글이었는데..
역시나 수없이 흔들리며 살아가는 일상인가보다.
같은 물결에 흔들리고, 또 생각하고, 또다시 흔들리며...
그떄의 감정을 떠올리며 읽다 발행해본다...
보여주는 부분이 엄청 중요한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를 다치게 하거나 상처를 남기는 일은
충분히 흠이 잡힐만한 일이기에
더욱더 조심하고 경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얌전하고 순한 아이에게 더 좋은 평가가 내려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두려웠다.
뭔가 내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 해보는 육아이기에,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내 선택과 내 판단이
아이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정적으로 그 날 이후 자꾸만 아이가
진짜로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아이처럼 느껴지기에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와 한 센터에서 놀이평가를 받아보기로 했다.
한시간 가량의 시간에
이 돈을 들여야 하나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해답을 얻을지도, 아니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이 맘때 다 이래요. 아무 문제없는 건강한 아이에요"
이 이야기였다.
센터에 가기전, 해야 하는 수많은 문항들에 답을 적어넣고
평가지도 완성했다.
검사 당일은 센터의 전문가 관찰아래
약 10분가량 아이와 장난감 방에 들어가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장난감으로 가득 찬 방이 그저 신기했을 따름이고
이것저것 만져보며
"우아 이것봐봐, 이것도 해보자"
하는 등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그리고 담당 전문가는 아이를 밖에서 놀게 하고
엄마와 아빠만 방에 들어오게 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전혀 예상밖이었다.
우선, 잠시 혼자 있게 된 아이는
계속 엄마와 아빠 방을 기웃거렸다.
자기도 같이 들어가고 싶어했고,
"잠깐만 밖에서 놀고 있어. 금방 나갈거야"
라고 말을 해도
자기가 왜 그방에 들어가지 못하는지
납득할 수 없어했다.
"어머님, 이 아이는 좋은 면도 참 많은 아이지만
어느 정도 공격적인 면도 있어요"
"아까 제가 잠깐 밖에 있으라고 했을 때
저한테 무서운 표정으로 보던거 못보셨죠?
그게 심해지면 폭력적이 될수도 있어요"
"네?"
"그리고 놀이를 지켜봤을 때
한 놀잇감을 오래 가지고 놀지 못하더라고요
이거 갖고 놀다가 금방 저거 가지고 놀고
놀이를 할 때 한 놀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해요"
"결론적으로, 놀이치료가 좀 필요한 아이에요"
"이 맘 때 아이들 다 그런거 아닌가요? 평균적인 아이들에 비교해서
놀이치료가 필요한 아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음.. 그렇죠. 제가 평균적인 이맘때 아이들을 고려해서
드리는 말씀이겠죠?"
"......"
놀이치료는 1회에 10만원, 12회를 해야 완성할 수 있었다.
즉 120만원이 필요한 치료.
1시간 가량 선생님과 함께 놀며 치료를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물론, 한번에 오케이 하기에 너무 큰 금액이었고,
무엇보다 아이를 아주 잠시 지켜봤고 ,
대부분 내가 작성한 설문지에 의해서
아이를 바라본 전문가의 말이라는 게
그다지 와닿지가 않았다.
장난감으로 가득 찬 방에 와서
한 놀잇감에 집중하며 놀 수가 있다고?
다시 못올곳이면 이것저것 보고 싶지 않나?
엄마아빠랑 같이 못있고 나가있으라고 하는데
웃으며 네 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당연히 같이 있고 싶고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이가 나 화났어 하는 걸 표현하는 건
당연한게 아닐까?
내가...... 내 자식이라고 ...무조건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걸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물론 아동의 발달에 관해 훨씬 많은 공부를 한
전문가이겠지만,
그 이전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센터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그냥 가세요"
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쪽에
마음이 더 기울었고,
누가 뭐라든 내 아이는 내가 지켜볼거야 라는 마음과..
아직은 어린 나이니 추후 얼마든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있을거야 라는 마음이 공존했다.
어린이집의 평가와 센터의 평가, 수많은 평가들을 겪으며 이 아이 역시 살아가겠지.
내가 되고 싶은 엄마는 살아 나가기 힘든 세상 속에서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
진심으로 마음을 알아주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과연 나는 세상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이 아이의 편이 되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