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수련 자체가 목적인 시간이 쌓일 때 생기는 일들

나는 도대체 왜 그리 빠르고 싶어하는 걸까?

by 아난다
빠르게 걸으면 나이를 알게 되고 천천히 걸으면 주위를 감상 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일단 자동차 같은 기계에게 위임하고 나면
나이도 경관도 살필 수 없게 된다.
걷는 것보다 훨씬 빨리 갈 수는 있지만
그렇게 본 것들은 그저 스쳐가는 경관들이다.
폐가 열리는 것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쿵쾅거림도 느낄 수 없다.
또한 천천히 지나며 동백나무의 살갗을 만져볼 수도 없고,
불현듯 코끝에 와 닿는 달콤한 꽃향기를 맡을 수도 없다.
풍광 도 생각도 그저 스크린처럼 지나갈 뿐이다.

구본형의 <떠남과 만남> 중에서



여전히 세상에서 젤 어려운 단어가 '천천히'입니다.

뭐든 빨리 해치워버려야 속이 후련해지는 마음의 습관이 뿌리 깊기 때문일 겁니다.

도대체 저는 왜 그리 빠르고 싶은 걸까요?

아마도 더 행복하고 싶어서겠지요?

해야할 일을 일찌감치 해놓고 나면 느껴지는 흐뭇한 보람도

제게 아주 중요한 기쁨의 영역이 분명하니까요.


문제는 이 기쁨을 놓칠까봐, 잃을까봐 안달복달하느라

그 일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지 바보같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른 이 모순에서 벗어나 지혜에 이르고 싶어집니다.

바로 그 순간, 어김없이 심장이 조여오면서 혈관이 빳빳하게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매트 위에서 몸을 쓰다보면 알게 됩니다.

정성을 다한다고 매 순간이 좋아지기만 할 수 없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그리 쏟았음에도 오히려 전만 못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수시로 찾아옵니다.

어떤 결과를 바라고 수련을 해서는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오직 수련 자체가 목적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분의 수련을 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수 있어야 다시 매트를 펼 힘이 생깁니다.


그렇게 무심히 매트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쌓이다보면 문득,

절대로 안 될 것 같던 그 자세를 수월히 해내고 있는 스스로를 만나게 됩니다.


자세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불필요한 긴장을 풀어냈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매트 위에서 뿐만 아니라 매트 밖에서도

움직임이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워졌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또 한번 시간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의 묘약임을 체험하게 됩니다.


당신의 배움과 수련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살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누리고 있는 삶이라는 현장의 핵심과제는 무엇인가요?


아난다 살림명상 (2).png

https://youtu.be/tkOyxJx9P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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